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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289

가족끼리 주말 밤 데이트 사위가 퇴직을 하고 보니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모처럼 우리도 브런치 카페에 가보자고 해서 평촌에서 제일 높은 빌딩인 아크로 빌딩 39층에 있는 브런치빈이라는 곳엘 갔다. 어제 토요일 저녁에. 이 빌딩의 오피스텔 분양 때 나도 청약했다가 떨어진 인연도 있는 곳이지만 처음으로 와 봤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평촌의 아파트 숲, 드론으로 찍은 것 같다. 멀리로 보이는 관악산 우리 집이 어디일까? 찾아보기도 하고... 날씨가 좀 맑았더라면 고운 노을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해만 빨갛게 보인다 이런 음식점에 오면 의례적으로 내가 하는 말은 "알아서 주문해라" 다. 나와 사위는 가만히 있고 딸과 아들이 의논해서 시킨다. 그리고 나는 솔직히 음식 이름도 잘 모르고. ㅎㅎ 피자와 샐러드 정도는 나도 알긴 하지만... 2023. 8. 27.
사위, 딸, 아들과의 데이트 사위가 정년퇴임을 했다. 내가 정년퇴임한 게 어제 같은데 어느새 사위가 정년에 이르렀으니 내가 안 늙을 수가 없지 하면서도 마음은 세월이 거꾸로 갔으면 하고 엉뚱한 상상에 빠져 든다. 사위는 퇴임하자 말자 바로 백내장 수술부터 했는데 이제는 외출해도 괜찮다고 의사가 말했다면서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마다 할리 없지, 날씨는 덥기는 해도 쾌청이다. 기분 좋은 날이다. 아파트 마당으로 내려서니 배롱나무에도 꽃이 피어 있고 그 아래로 상사화도 피어 있다. 좋은 날이다. 맥문동도 피기 시작하고... 도착한 음식점 딸 얘기로 요즘 새롭게 뜨는 집이란다. 저 편백나무통에다 쪄 준다고 한다. 1인에 20,000원, 4인분 80,000 원 어치다. 김 오를 때까지 찐다. 쪄서 이렇게 들어 먹고 밑에 냄비가 있어서.. 2023. 7. 27.
비오는날과 안과 가히 폭탄급의 비다. 집에서 나올 때는 비가 안 내렸다. 그래서 일찍 온 요양사와 함께 4200보를 걷고 정기검진이 있는 안과로 갔는데 진료가 끝나고 나니 하늘이 펑크가 난 듯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앗, 어쩌지? 안과 부근에 부대찌개 잘하는 집이 있어 포장을 해 갈려고 했는데... 그냥 포기하고 자동차 불러서 집으로 와버렸다. 이 안과에서 왼쪽 눈 녹내장, 두 눈 다 백내장 진단을 받고 정기검진을 다니는지가 13년이나 되었다. 녹내장은 안압 낮추는 약을 하루에 두 번 넣고 백내장은 관찰만 한다. 3개월마다. 그리고 매 년마다 눈 정밀검사를 하고. 오늘은 간단하게 안압측정과 시력검사 그리고 눈동자 움직임 관찰만 했다. 의사 선생님, 괜찮은데요 한다. 그러면서 3개월 후 다시 보자고 약 처방만 해 .. 2023. 7. 13.
2023, 7, 8 오늘 아침 오늘은 재활병원 안 가는 날. 아침 7시쯤 요양사가 일찍 집에 왔다. 더우면 운동하기 힘드니 혈압약만 먹고 얼른 나가자고 누워 있는 나를 깨운다. 고마운데도 약간 귀찮은 마음으로 일어나서 손수건 챙기고 혈압 약 먹고 반 바지에 반 팔 티셔츠 차림으로 밖으로 나왔다. 약간 구름 낀 하늘이지만 다른 날 보다 좀 선선하다. 게으름 피우고 싶어 하는 나를 달래 주는 백합 한 송이가 무척 반갑다. 흰색 꽃은 왠지 고결하고 깨끗해 보인다. 누워 있을 때와 달리 컨디션이 좋다. 허리도 안 아프고 걸음도 잘 걸어진다. 오늘은 5,000 보 채우기가 힘들지 않을 것 같다. 보이는 계단마다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면서 걷는다. 올라갈 때는 아무것에도 의지 안 하고 혼자서 거뜬히, 내려올 때는 요양사와 다정하게 손 잡고 내려온.. 2023. 7. 8.
나의 여름 사계절 중 여름이 제일 견디기 힘들다. 땀도 남 보다 많이 흘리고 더위를 너무 많이 탄다. 어릴 때 엄마는 이런 나를 데리고 정월 대보름이면 밖에 나가서 먼저 만나는 사람에게 더위를 팔아라고 하셔서 "내 더위 사 가세요" 하는 짓도 해 봤지만 그건 대보름날의 한 풍속일 뿐 아무 소용도 없었다. 집에 선풍기도 있고 에어컨도 있다. 돈 아끼지 말고 에어컨 팡팡 틀고 살려고 해도 그것도 쉽지 않다. 요즘엔 에어컨 밑에 오래 있으면 콧물과 기침이 쏟아져 나온다. 오늘도 5,000 보를 채우느라 땀깨나 흘렸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선풍기 틀어놓고 찬 물에 샤워하고 난리를 부렸다. 우리 요양사는 나보다 20년 가까이 어린 나이인데 이 사람은 또 툭하면 추워요 다. 그래서 아침에 집에 오면 날씨를 물어볼 수가 없다. .. 2023. 7. 4.
7 월을 맞으며 세월이 빛의 속도로 달리는 것 같다. 어느새 2023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나머지 절반의 시작을 알리는 7월이다. 이육사 시인은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고 했는데, 어디쯤서는 청포도도 익어 갈 것이고 연꽃도 피어나고 있을 것이지만 나는 오늘도 동네만 뱅뱅 돌며 5,000 보를 채우기 위하여 땀깨나 쏟고 있다. 며칠 만에 날씨가 좋다. 빨래 돌려서 널어놓고, 창문도 활짝 열어 놓고 9시쯤 걸으러 나갔는데도 너무 덥다. 금방 손수건이 땀에 젖는다. 5,000 보를 걷고 공원에 있는 기구로 운동 좀 하고 나니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유난히 더위를 못 견디는 나, 요양사는 긴 팔에 긴 바지를 입고도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는 반 팔에 반 바지를 입고도 더워서 쩔쩔맨다. 그저 마음속으로 여름아 어서 가라고.. 2023. 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