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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289

반가운 친구들 인숙이는 용인, 경자는 서울 상암동, 영숙이는 의정부에서 이곳 평촌까지 나를 만나러 왔다. 셋 다 멀리도 살면서 약속시간 전에 평촌역에 도착을 했다. 부지런하고 건강하고 정 많은 친구들이다. 평촌역에서 만나 가까운 곳의 중국집으로 갔는데 종업원이 찍어 준 사진이다. 팔십 대의 할머니 모습 이지만 모두 웃고 있다. 요리 두 가지 위의 접시는 탕수육이고 아래 접시는 큰 새우인데 요리 이름은 모르겠다. 삼선 간짜장이다. 오늘 밥값은 내가 내려고 했더니 인숙이가 영감 있는 자기가 내겠다고, 영감님이 돈 줬다고 기어이 내 버린다. 영감 없는 사람은 밥도 못 사느냐고 투덜투덜.... 우리 넷 중 유일하게 인숙이만 영감님이 살아 계시지만 파킨슨병 투병 중이다. 그런데도 영감님이 마누라 친구 만나러 간다고 돈을 줬다고.. 2023. 6. 19.
혼자서 걸어보기 이럴 때 대한독립 만세를 불러야 하나? 오늘은 아들도 요양보호사도 없다. 그리고 딸도 오지 않았다. 아들은 모처럼 일이 있어서 나가고 요양보호사는 일요일이라 쉬는 날이다. 느릿느릿 혼자서 점심을 먹고 동네 길 걸으러 나서 본다. 혼자서 나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겁 많은 우리 아이들이 절대로 혼자서는 못 나가게 한다. 어느 날 새벽에 혼자 몰래 나갔더니 어느새 아들이 알아채고는 나와서 난리를 쳐서 그 후로는 다시 시도해 보지도 못했는데 오늘이야 말로 절호의 기회다. 얏호! 퇴원 후 7개월 동안 처음에는 워커로, 그다음은 지팡이로, 그리고 지팡이 없이 걸은 지도 제법 되었고 무엇보다 내가 한 번도 넘어진 적이 없다는 거다. 아들이나 요양보호사가 같이 나서기는 해도 뒤에서 걸으며 혹시나 하고 지켜만 보지 거들.. 2023. 6. 11.
산소를 다녀 오다 남편이 간 지도 어언 35년이 지났다. 석가탄신 다음 날이 제사이기 때문에 오늘 마침 아이들도 시간이 되고 해서 산소를 찾아갔다. 그간 이곳도 많이 바뀌었다. 공원묘지에서 메모리얼 파크로 이름도 바뀌고 입구 쪽은 납골당이 들어서고 산 위쪽의 오래된 묘지 부근은 관리가 잘 안 되어 황폐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 산소도 내가 작년에 입원하기 직전에 관리사무소에 돈을 내고 잔디를 보충해 달라고 했는데 당시의 사진을 보내올 때는 잔디가 촘촘했는데 오늘은 키 큰 풀들이 자라서 손 안 보고 방치해 둔 것 같이 보여 마음도 아프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35년 전, 그때는 매장이 대세였다. 나도 죽으면 같이 묻힐 거라고 합장용으로 샀다. 6평, 얼핏 작은 것 같지만 공원묘지의 6평은 큰 편이다. 그런데 지난 해 내가.. 2023. 5. 25.
3년만에 새 옷 사다 어제는 어버이날, 친구들에게서 전화로 카톡으로 "너는 수금 얼마 했느냐"라고 물어 온다. 그러면서 서로 내가 많이 받았으니 밥 사겠노라고 날만 받으라고 한다. 자식들에게서 받는 돈은 그 배로 도로 주는 한이 있어도 안 받으면 섭섭한 게 우리네 나이 든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이다. 그래서 어버이날 저녁때쯤 되면 서로 묻고 웃고 난리도 아니다. 나도 물론 돈도 받고 밥도 얻어먹었는데 카네이션은 이제 하지 말라고 했다. 비싸기만 하고 버리기도 귀찮아서. 손녀는 화장품을 사 주는데 마스크 하고 다니는 동안에는 사실 화장품이 필요 없었는데 이제는 어쩌다가 화장해야 할 일도 있는 걸 용케 맞춰서 사 준다. 모처럼 돈도 생겼겠다 의왕시 백운호숫가에 새로 생긴 롯데 아웃렛을 구경삼아 당장 입을 옷 몇 가지를 살려고 갔.. 2023. 5. 9.
4월의 마지막 날 4월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쾌청의 날씨, 드디어 5,049보를 걸어 5,000 보 걷기 달성했다. 휴대폰에 심심풀이로 5,000보 걸으면 100원을 주는 앱을 깔았는데 한 달 만에 100원 버는 데 성공했다. ㅎㅎ 평촌 우리 아파트에서 큰 길만 건너면 의왕시다. 의왕시 포일리에 있는 자그마한 공원이다. 이름도 예쁜 빛솔공원. 8차선 큰 도로를 건너야 하고 언덕길이니까 일단 지팡이를 가지고 나섰다. 공원까지는 지팡이 짚고, 공원에 가서는 지팡이 두고 걸었다. 약간 언덕길이다. 계단도 있고. 그러나 공원 안이니까 지팡이는 놓고 걷는다.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 공원이지만 나무들도 많고 지금은 거의 져 버렸지만 철쭉도 많고 이팝꽃도 피어 있고 운동기구도 있고 참 좋다. 쌀밥을 연상시키는 이팝나무 꽃이다.. 2023. 4. 30.
나의 오늘, 2023, 4,27 오늘은 재활병원 안 가는 날이라 느지막이 일어났다. 9시에 요양보호사가 와서 운동 나가자는 걸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는 넷플릭스에서 미국 드라마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3회 차까지 봤다. 이러면 안 되는데...ㅎㅎ 요양보호사가 심심하다며 파전을 부쳤다. 둘이서 파전 한 장씩 점심으로 먹고 요양사는 퇴근했다. 오후 세 시 반, 아들이 왔길래 오전에 안 걸었다고 했더니 같이 나가자 한다. 동네가 깨끗한 초록이다. 아파트 단지에는 꽃은 많이 심었지만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지금은 그늘진 곳에 철쭉만 조금 남아 있고 한꺼번에 피었던 봄꽃들이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아들이 함께 나가니 용기를 내서 지팡이를 안 가지고 나왔다. 지팡이를 짚으면 손이 너무 아프다. 그래 지팡이 없이 한번 나가보자.. 2023.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