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사탕을 주고받는다는 화이트 데이다.
다 늙은 할머니에게 무슨 생뚱맞은 기대냐고 웃을 테지만 첫새벽부터
후배가 고다이바 초콜릿을 선물 받았노라고 자랑하면서 나더러
아들 옆구리라도 찔러보라고 한다. 아들은 일본 출장 가고 없는데...ㅋㅋ
약속이 두 군데 잡혀 있다.
옛 직장 후배들과의 점심식사가 있고 심리상담소를 연 후배의
사무실 방문이 있다.
요양사에게는 오후 느지막이 오라고 연락해 놓고 부근의 후배가
운전해 주는 차를 타고 양재동으로 출타.
집을 나서면서 아파트 마당을 한 바퀴 휘익 둘러보았는데 이제야 봄이라는 걸
느꼈는지 목련과 동백이 망울망울 피고 있다.
양재역 5번 출구 부근에 있는 오늘 점심 약속이 된 시래본가
우리는 다섯 명이 낙지볶음 정식 3인분과 고등어 무조림 2인분을 시키고
추가로 수육을 한 접시 시켰다.
낚지 볶음 3인분, 무엇보다 간이 세지 않아서 좋다.
고등어 무조림 2인분, 보기보다 좋은 맛, 맛있게 먹었다.
수육은 어째 기름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맛은 굿.
시래기 밥, 우리들 어린 시절에는 식량이 모자라 밥에 시래기를 넣었는데
요즘은 건강식으로 인기다.
이곳은 오늘 만난 후배 중 성인 씨의 심리 상담소다.
성인씨는 수사파트에서 오랜 근무로 프로파일러 자격증이 있고 심리학
박사다. 퇴직하고 대학에 강의도 나가는데 사무실도 열었다.
상담료를 거의 안 받고 청소년들의 진로코칭을 해 주는 예쁜 후배인데
화분을 못 사서 그냥 현금으로 화분 하나 사라고 건넸다.
상담받은 학생들의 그림과 메모다.
벽에는 본인이 그린 그림으로 장식해 놓았다.
재주 많은 성인씨, 노래도 잘해서 합창단에도 나가고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대학 강의도 나가는데 심리상담소까지 열었으니 참 장하다.
아직 60대 이기는 하지만, 그 건강, 그 열정이 부럽다.
오늘 우리들의 화제는 단연 호국원 안장 문제였다.
얼마전 국회에서 경찰, 소방, 군, 제복의 직장에서 30년 이상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사람들에게는 호국원에 묻힐 수 있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래서 죽어서도 같이 놀게 생겼다면서 깔깔깔깔....
2024년 3월 14일 오늘도 이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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