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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네집 김장 언제부터인가 김장하는 날은  돼지고기 수육과  절인 김장배추 속잎으로          쌈 싸 먹는 게  국룰처럼  되었다.          라떼야  워낙  김치를  많이 담그다 보니 몸이  파김치가 되어 아무것도          못하니까  고작 놀면서도 일을  안 거들던 남편이 선심 쓴다고 짜장면을 시켜          주던 게  전부였는데  이런 문화도 세월과 함께  많이 변했다.            딸네가  김장을 했다고  저녁 먹으러 오라고 했다.           김치도 가져가야 하니  걸어서 오지 말고  자동차를  갖고  오라고  해서           아들이  운전해서  갔다.          상이 이렇게  차려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절인 배추 속잎에 마늘장아찌          오.. 2024. 11. 20.
아들이 오는 날 오늘은  아들이 일본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이다.          미혼이지만  중년의 아들,  아마  고기만 실컷  먹고 오지 않을까?          그래서  아들이  오래  집을  비우고  돌아올 때는  늘  나물반찬을          만들어 놓는다.  요양사도  일이 있다고  안 오는 날,  혼자서          몇 가지  나물을  만들어 보았다.          무 나물,  고사리나물,  콩나물을  만들어 놓고  지난번  총각김치  담글 때          잎이 남아  데쳐 놓았던  무 청으로 시래깃국을  끓였다.           만들어  놓은  나물 반찬이다.           무를  체 썰어서  들기름에 볶았다.   아직도  팔놀림이 시원치 않아          썰어  놓은  무를  보니 .. 2024. 11. 19.
떠나가는 가을 가을이 떠나고 있다.          어제만 해도 도로 여름으로 가는 듯  더워서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도          보였는데 비 오고 나더니 기온도 내려가면서 낙엽이  수북이  떨어지고 있다.          덥다 덥다 했는데  금방  춥다 춥다 할 것  같다.           내가 매일  걷는  동네 산책길이  낙엽으로  덮여 있다.               아파트 노인정 지붕위로  때늦게 빨갛게 물든 단풍,  자세히 보면  같은 나무인데          위에는 빨갛고  밑에는 파랗다.           이렇게  낙엽이  쌓이면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꾸르몽의  시를 노래처럼  외우고  다녔는데   지금은  혹  낙엽을  잘못 밟아   .. 2024. 11. 18.
보물일까? 고물일까? 내가  갖고 있는 몇 권의  책,  낡아서 펼치면  가루가  날리고  종이는  누렇게                 변해서  볼품이라고는 없는 책,  겉으로 봐서는  고물에  틀림없지만  발행연도나          그 책을  사게 된 동기 같은 걸  생각하면 또  보물 같기도 하다.          박경리의  소설  표류도와  이상 전집 세 권,  부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또          이곳 안양 평촌으로 오기까지  열 일곱번의  이사에도  버리지 않고 끌어안고          와서  서재에  꽂혀 있는  이 책들을  버리려면  아깝고  두고 보려니  너무 낡아          먼지가 풀풀 난다.           이렇게  네 권이다.  내가  고물 같은  나이이다 보니 이보다는  낫지만  갖고.. 2024. 11. 17.
밤 마실 몇 년 동안  밤에 나가 본 적이 없다.          어제는 이르게 저녁을 먹고 있는데  딸이 왔다.          자동차를  갖고  왔느냐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럼 백화점에  가보자고          했더니  오케이 한다.          요즘 날씨가  여름인지  가을인지  헷갈릴  정도로  푸근해서  점퍼를 입고          걸으러 나가면  온몸이 땀으로 젖기에  조끼를 걸치고  나가면  괜찮을 것          같은데  마땅한  조끼가  없다.  그래서 백화점이 8시 30분에  문 닫으니까          가보자고 했다.            백화점에는   구석 구석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보인다.                    세상에  조끼가  대부분  20만 원이 훌쩍  넘는다. .. 2024. 11. 16.
애벌김장으로 총각김치 네 단 월요일부터  추워질 거라고 한다.          우리네 살림살이가  김치 없이는 살 수 없는데  추워지면  큰일이다 싶어          총각김치라도 미리 담가 볼까 하고 아들에게  "너 오늘 몇 시에 나가니?" 하고          물었더니  10시 넘어서  나간다고 한다.  그럼 요양사 하고 둘이서  총각무 좀          사오라고 했더니  " 나 혼자 가도 되는데요"  한다.          "너는 물건을 잘 모르니  요양사는 나하고 지난번에  총각무  사 온 경험이           있으니 무 고를 줄  알 거다.  같이 가라"  하고  둘을  시장에  보냈다.           총각무를  되도록  푸른 잎이 싱싱하게 붙은 걸로  네 단을  사 오라고 했다.           요양사 혼자서는.. 202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