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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동무들과 밥을 같이 먹는 것만큼 사람을 빨리 친하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재직 시 나는 새로운 부임지에 가면 직원들이나 지역 주민들과 되도록 밥을 함께 먹는 것으로 친교를 다졌다. 서먹서먹 하다가도 밥 한 번 같이 먹고 나면 그 서먹함이 없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거짓말 같기도 하지만 사실이 그랬다. 내게는 밥 동무가 몇 팀 있다. 어제는 헬스장에서 운동 같이 하면서 알게 된 밥 동무들, 나를 포함 네 사람이 오랜만에 함께 점심 먹으러 갔다. 물주는 그중 제일 맏이인 나, 그래서 밥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우리들 입맛에도 맞는 단짠이 아닌 톳밥 집으로 갔다. 짜지도 달지도 않은 반찬이 이렇게 많다. 다 먹고 모자라면 리필도 가능하다. 기본 반찬이 매일 조금씩 바뀐다. 며칠 전 왔을 때 상차림과 오늘 상차림.. 2024. 2. 22.
빗소리에 잠 깨다 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비나 눈이 올 거라는 일기예보다. 한숨 자고 빗소리에 잠이 깼는데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 이렇게 컴 앞에 앉았다. 나이 들어 제일 힘든 게 잠을 푹 잘 수 없다는 거다. 의사들은 수면제를 먹고라도 잠을 자는 게 안 자고 버티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데 나는 수면제를 먹을 수가 없다. 딱 두 번 먹어봤는데 환각이 와서 너무 무서워서 안 먹는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지혜가 오면 자고 안 오면 노는 것. 이 사진은 연천에 살고 있는 옛 블로그 이웃이 보낸 것이다. 산속에 사니까 눈이 녹을 새가 없다고 한다. 옛 조선블로그 시절의 이웃이었던 화가, 걷는 게 불편해지기 전에는 일 년에 두 번, 봄가을로 초대되어 다녀오기도 했었던 곳이다. 이번 겨울은 우리 동네에도 눈이 자주 오기는 했다. .. 2024. 2. 19.
나의 의료비 1년 만에 무릎 연골주사를 맞았다. 처음 이 주사를 맞을 때 의사 선생님이 말하기를 보통 효력이 6개월 가지만 6개월 지났다고 바로 오지 말고 아프면 오라고 했다. 그로 부터 6개월이 되니 귀신같이 다시 아파져서 또 주사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1년 만이다. 재활병원에서 무릎강화 운동으로 자전거를 30분씩 타고 까치발로 버티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근력운동을 하는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엑스레이 결과도 지난번 보다 오히려 좋아졌다고 한다. 이 사진은 우리 동네 새 중앙교회에서 전시 중인 선교 사진이다. 순종으로 달려갈 거야 하는 제목의 미얀마 양곤에서 찍은 김영기 작품이다. 나도 저렇게 활기차게 뛸 수 있었는데... 요즘은 병원 가는 일이 외출의 대부분이다. 사랑의 눈 맞춤, 일본 홋카이도에서 김경희 우리 동.. 2024. 2. 15.
나홀로 집에 오늘은 혼자 집에 있다. 요양사는 연휴라 안 오고 아들은 친구들과 등산 갔는데 딸이 오겠다는 걸 못 오게 했다. 장 봐오고 음식 만드느라 고생했는데 무조건 꼼짝 안 하고 집에만 있을 테니 오지 말라고 했다. 아프고 나서 2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이렇게 혼자 있어 보기가 처음이다. 혼자 있어도 심심치 않은 건 넷플릭스라는 친구가 있고 블로그놀이도 있고 해서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도 뭣해서 이웃들이 나와서 걷는다기에 조심조심 살살 나가서 3,000보 조금 넘게 걷고는 들어와 버렸다. 올 설은 음식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했다. 식구래야 딸네 식구 합해서 다섯 명뿐이기도 하고 물가도 비싸고 힘도 들고 해서다. 내가 부엌에 오래 서 있지를 못하니까 생선 말려서 찌는 것과 마른 고사리 삶기만 하고 나머지 .. 2024. 2. 11.
낙지 먹고 기운이 펄펄 딸이 낙지요리 잘하는 집을 알아냈다며 먹으러 가자고 했다. 모처럼 사위, 아들, 딸과 함께 안양 공설운동장 부근에 있는 산 낙지 전문점으로 점심 먹으러 갔다. 이 가게는 부부 두 분이 부인은 요리하고 남편은 서빙하는 아주 단출한 집으로 국산 낙지만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으로 가격은 약간 높지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다. 낙지 철판구이다. 기본 상차림도 꽤 먹음직하게 간재미 무침과 풀치조림이 나왔다. 간재미 무침과 풀치조림이다. 풀치는 어린갈치를 말린 것으로 찢어서 조림을 한 것인데 부산에 살 적에는 값이 싸서 자주 먹었는데 서울지역에서는 잘 팔지도 않는다. 낙지 철판구이 인데 낙지가 산 낙지가 두 마리나 들어 있다. 주인이 테이불로 와서 낙지를 잘라 주었다. 먹음직해 보인다. 철판구이 다 먹고 .. 2024. 2. 8.
겨울 학의천 지난가을에 학의천을 걸어보고는 처음이다. 집에서 멀지는 않지만 걷기도 타기도 어중간해서 요즘의 몸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아서 망설였는데 마침 아들과 그쪽으로 지나치게 되어서 자동차를 세워 놓고 내려가 보았다. 학의천은 청계천이나 양재천과 달리 아직 손을 덜 대서 흙길 그대로의 코스가 많아 내가 걷기에 딱 좋다.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서 걷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어디에도 봄이 오는 느낌이 아직은 없다. 걷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검은색이 많고 잔디는 메말라 있다. 그러나 얼음은 다 녹아서 오리들이 헤엄치고 있다. 저 징검다리를 건너면 내가 15년을 다녔던 수영장이 있다. 수영을 그만 둔지도 몇 해가 되었지만 그곳에서 즐겁게 수영했던 일들이 떠 오른다. 허리가 아파오면서 접영과 평영을 못하게 하니 수영하는 게 .. 2024.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