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472 딸네집 김장 언제부터인가 김장하는 날은 돼지고기 수육과 절인 김장배추 속잎으로 쌈 싸 먹는 게 국룰처럼 되었다. 라떼야 워낙 김치를 많이 담그다 보니 몸이 파김치가 되어 아무것도 못하니까 고작 놀면서도 일을 안 거들던 남편이 선심 쓴다고 짜장면을 시켜 주던 게 전부였는데 이런 문화도 세월과 함께 많이 변했다. 딸네가 김장을 했다고 저녁 먹으러 오라고 했다. 김치도 가져가야 하니 걸어서 오지 말고 자동차를 갖고 오라고 해서 아들이 운전해서 갔다. 상이 이렇게 차려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절인 배추 속잎에 마늘장아찌 오.. 2024. 11. 20. 떠나가는 가을 가을이 떠나고 있다. 어제만 해도 도로 여름으로 가는 듯 더워서 반팔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도 보였는데 비 오고 나더니 기온도 내려가면서 낙엽이 수북이 떨어지고 있다. 덥다 덥다 했는데 금방 춥다 춥다 할 것 같다. 내가 매일 걷는 동네 산책길이 낙엽으로 덮여 있다. 아파트 노인정 지붕위로 때늦게 빨갛게 물든 단풍, 자세히 보면 같은 나무인데 위에는 빨갛고 밑에는 파랗다. 이렇게 낙엽이 쌓이면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꾸르몽의 시를 노래처럼 외우고 다녔는데 지금은 혹 낙엽을 잘못 밟아 .. 2024. 11. 18. 보물일까? 고물일까? 내가 갖고 있는 몇 권의 책, 낡아서 펼치면 가루가 날리고 종이는 누렇게 변해서 볼품이라고는 없는 책, 겉으로 봐서는 고물에 틀림없지만 발행연도나 그 책을 사게 된 동기 같은 걸 생각하면 또 보물 같기도 하다. 박경리의 소설 표류도와 이상 전집 세 권, 부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또 이곳 안양 평촌으로 오기까지 열 일곱번의 이사에도 버리지 않고 끌어안고 와서 서재에 꽂혀 있는 이 책들을 버리려면 아깝고 두고 보려니 너무 낡아 먼지가 풀풀 난다. 이렇게 네 권이다. 내가 고물 같은 나이이다 보니 이보다는 낫지만 갖고.. 2024. 11. 17. 밤 마실 몇 년 동안 밤에 나가 본 적이 없다. 어제는 이르게 저녁을 먹고 있는데 딸이 왔다. 자동차를 갖고 왔느냐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럼 백화점에 가보자고 했더니 오케이 한다. 요즘 날씨가 여름인지 가을인지 헷갈릴 정도로 푸근해서 점퍼를 입고 걸으러 나가면 온몸이 땀으로 젖기에 조끼를 걸치고 나가면 괜찮을 것 같은데 마땅한 조끼가 없다. 그래서 백화점이 8시 30분에 문 닫으니까 가보자고 했다. 백화점에는 구석 구석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보인다. 세상에 조끼가 대부분 20만 원이 훌쩍 넘는다. .. 2024. 11. 16. 토지를 다시 읽으며 박경리의 소설 토지는 작가가 1969년부터 집필에 들어 가 1994년에 전 5부 16권으로 완간된 대하소설이다. 한말의 몰락으로 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시대에 이르는 과정을 지주계층이었던 최씨 일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폭넓게 그려 낸 책이다. 드라마로도 여러 번 했으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은 안 읽었어도 드라마로는 많이 봤을 거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기는 작가가 유방암으로 수술을 하고 가슴에 붕대를 감은채 이 글을 쓰고 있다고 한 인터뷰기사이다. 그 인터뷰 기사를 읽고 바로 .. 2024. 11. 14. 항공사 마일리지 대한항공으로부터 올해 소멸마일리지가 10,780이라고 연락이 왔다. 연말까지 마일리지를 쓸 일이 없는데 그냥 넘기기가 아까워서 대한 항공 몰로 들어 가 봤다. 이 마일리지로 살 게 뭐가 있을까 하고 맞춰보니 작은 가방 하나에 생수 500밀리 60병, 칫솔 6개를 살 수가 있어서 주문을 했다. 작은 가방, 속옷 같은 걸 넣으면 딱 좋은 크기다. 이렇게 기내가방 위에 올려서 사용하면 되는 크기다. 생수 500미리 30개씩 든 박스 칫솔 여섯 개다. 내게 마일리.. 2024. 11. 13. 이전 1 2 3 4 5 6 7 ··· 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