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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424

나홀로 집에 오늘은 혼자 집에 있다. 요양사는 연휴라 안 오고 아들은 친구들과 등산 갔는데 딸이 오겠다는 걸 못 오게 했다. 장 봐오고 음식 만드느라 고생했는데 무조건 꼼짝 안 하고 집에만 있을 테니 오지 말라고 했다. 아프고 나서 2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이렇게 혼자 있어 보기가 처음이다. 혼자 있어도 심심치 않은 건 넷플릭스라는 친구가 있고 블로그놀이도 있고 해서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도 뭣해서 이웃들이 나와서 걷는다기에 조심조심 살살 나가서 3,000보 조금 넘게 걷고는 들어와 버렸다. 올 설은 음식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했다. 식구래야 딸네 식구 합해서 다섯 명뿐이기도 하고 물가도 비싸고 힘도 들고 해서다. 내가 부엌에 오래 서 있지를 못하니까 생선 말려서 찌는 것과 마른 고사리 삶기만 하고 나머지 .. 2024. 2. 11.
2024년, 내가 살아가는 모습 날씨가 많이 풀렸다. 오전에는 재활병원 다녀오고 오후에 동네길을 걸었다. 사람들 어깨가 펴지고 호주머니에서 손이 밖으로 나온 것으로 봐도 그 매섭던 추위가 물러가는 것 같다. 요즘 한 며칠 매섭게 추웠기는 하지만 올 겨울은 대체로 날씨가 따뜻했다. 재활병원에는 자전거가 열 대가 있다. 그러니 같은 시간대에 열 사람이 같이 자전거를 타는데 선풍기를 틀거나 창문을 열어야만 되는 사람은 혼자뿐이다. 입원환자들 대부분은 추위를 많이 타서 환자복 위에 가디건을 걸치거나 속에 내복을 입거나 하는 사람들이라 나 혼자 덥다고 창문을 열거나 선풍기를 튼다는게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래서 되도록 구석자리로 가서 바람 방향을 나에게만 오도록 맞춰 놓고도 옆의 사람 심기를 살필 수밖에 없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이다.. 2024. 1. 27.
오늘 내린 눈 날씨가 정말 열두 변덕이다. 일기예보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폭설이라고 재난문자까지 와도 그냥 눈이 내리다 마는 정도이고 시베리아 추위가 올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어도 그다지 춥지는 않다. 아침에 일어나 커튼을 걷으니 하늘이 흐린 듯 어둡길래 얼른 밖을 내다보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마당에도 길에도 제법 쌓여 있는데 눈은 하염없이 내리고 있어서 오늘 병원을 갈 수 있을까 없을까 하면서 계속 창 밖만 내다보다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병원으로 나서는 9시가 되니 신통하게도 눈이 그치길래 집을 나섰다. 아파트 마당이다. 눈이 제법 내린 것 같은데 자동차만 하얗게 눈에 덮여 있고 나뭇가지들에는 눈이 없다. 신기하다. 왜 나무에는 눈이 없을까? 큰 길은 염화칼슘을 뿌려서 자동차 다니기에는.. 2024. 1. 22.
변화하는 세상, 따라 가기 힘드네 현금이 제일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현금박치기라는 단어까지 생길 정도로 상인들이 카드보다 현금 내는 사람을 우대해 주었는데 이제는 현금만 가지고는 밥 사 먹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요즘 새롭게 등장한 키오스크, 이 무인 단말기 때문에 난처해하는 사람 들이 꽤 많다. 업주야 인건비 절약 측면에서 좋겠지만 전자기기 사용에 익숙지 않거나 카드를 안 쓰고 현금만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대략 난감이다. 그래도 작은 가게에서는 머뭇거리면 업주나 직원이 뛰어나와서 가르쳐 주기도 하고 계산할 때 현금을 주면 받기도 하지만 좀 큰 가게에서는 사람구경을 하기가 쉽지 않다. 입구에 덩그러니 이 키오스크 기계만 놓여 있고 어디를 둘러봐도 도움 받을 사람이 없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쯤 부근에 있다가 .. 2024. 1. 14.
잘가라, 2023년 이여! 어영부영하다 보니 일 년이 후딱 지나갔다. 2023년 새 아침의 나의 기도는 지팡이 없이 걷게 해 주십사였다. 그리고 한 해를 마감하는 오늘, 지팡이 없이 걷고 있으니 목적달성은 이루이진 셈이다. 거실에서 바라본 노을 이다. 남은 내 인생도 저 노을처럼 찬란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건 헛된 욕심일 뿐이다. 그저 누구의 의지 없이 내 일은 내 손으로 처리할 수 있는 날까지만 살게 해 주십사고 빌어본다. 이웃님들 지난 한 해 즐겁게 블로깅을 할 수 있어서 고마웠습니다. 늘 염려와 격려 아끼지 않으신 정,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늘 건강한십시요. 2023. 12. 31.
성탄절 행복하게 보내세요. 일어나서 창밖을 내다 보니 눈이 내렸네요. 간 밤에 제법 내린 듯 경비 아저 씨들이 쓸어내느라 분주한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화이트 크리스마스인가요? 블친님들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행복하세요. 2023.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