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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내게는 어릴적 사진이 없다

by 데레사^^ 2018. 1. 28.



내게는 어릴적 사진이 없다.

이유는  안 찍었기  때문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부모님께서

안찍어 주셨기  때문이다.

지금  아이들이  들으면  ” 세상에  이런 일이….”   하고도  남을  일이지만

우리들  어릴적에는   사진을  찍을수  있는  집이  거의  없었다.

카메라라는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고   어쩌다가   읍내  사진사가

출장을  와도  아주  특별한 날,  결혼식이나   환갑연 정도….  그런   날도

겨우  한 장 정도 찍는게   보통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초등학교  시절의  단  석장의  사진이  여기에 있다.

이 석장의 사진 외  졸업사진이  한장  더  있지만  그건  너무  구겨져서

누가  누군지  분간이  안되길래  패스했다.

더  어릴적의  사진은  당연히  안 찍었으니까  없다.

 



안압지에서  찍은  이 사진은  단기 4285년으로  되어  있으니  1952년도의  사진이다.

사진에서  보면  치마 저고리를  입은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가방은  없고   앞 줄

아이들에게서  보따리가   보인다.

앞 줄  왼쪽으로 두번째  유일하게  가방 비슷한걸   앞에  놓은  아이가   나다.

저  가방은  언니가   헝겊으로  만들어  주었던것  같다.

아마  5학년때가  아니었을까?   6학년은   남여  합반으로  했기에  사진속에  남자

아이들이  있을텐데  없는걸  보면   4학년이나  5학년때인것  같은데  절반 정도는

아직도   이름이  생각난다.  누구야 하고  불러보면   어디서든  대답해 줄것만 같다.

 



그리고  경주에   처음으로  눈이  많이  내렸던  날이다.

선생님이  눈뭉치를  들고  사진을  찍자고  해서   모두  눈 한덩이씩을

들고  있다.   오른쪽의  선생님은  경주  최부잣집  따님이시다.

아직도  생존 해  계실까?

 



그리고   이 사진은   경주  서천내  냇가로  소풍가서  찍은건데  위의  사진과

선생님이  같은걸  보면   이  최선생님이  사진찍는걸  좋아 하셨던것  같다.

 



그리고  이 사진,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찍어  본  독 사진이다.

경주여중  입학기념으로  언니가  사진관에  데리고  가서  이렇게   꽃 속에

집어 넣고  찍어  주었다.

 

이제  내 나이도  80을  향하여  가고  있다.   1940년생이니   미국식으로  태어난

날자로  계산을  한다해도  곧   여든의  상 할매가  된다.

그래서  눈  감고  지난 온  세월을  되뇌여  보면   재미 난  일도  많고   슬프고

억울했던  일도  많았던것  같지만   슬프거나   억울했던  일들은  다   기억속에서

사라져  버리고   재미있었던  일들만   한 권의  동화처럼   가슴에  남아 있다.

 

그래서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여기  이 공간에서  틈 나는대로   한 가지씩

들춰 내 볼까  싶다.   누가  궁금해 하지도  않고  누가  알아주지도  않겠지만

내가  살아 온  나날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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