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76 우리 아파트의 봄꽃 오늘 걷기 운동은 우리 아파트 단지를 돌며 봄 꽃들이 얼마나 피었나 관찰하는 것으로 끝냈더니 5,016 보다. 그래도 많이 걸은 거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며 하하하 하고 웃는다. 어제오늘은 솔직히 걷기가 싫어서 꾸물대고 누웠는데 요양보호사가 이러면 안 된다고 독촉하는 바람에 억지춘향으로 끌려나가다시피 나간 것이니까 이 정도면 족하다. 남쪽지방에서는 뜬금없이 웬 동백꽃이냐고 하겠지만 여기서는 이제야 겨우 핀다. 몽우리만 맺힌 채 절대로 피지 않을 것처럼 꿈쩍도 않더니 세월 가니 그래도 피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어둠침침하던 산책로도 이렇게 화사하게 변했다. 제비꽃도 질세라 피고 있고 수선화가 요렇게 앙징맞은 크기로 꽃을 피웠다. 철쭉도 양지바른 곳에서는 다 피었다 튤립도 피고 있다. 모두 갖 모종 한 듯 .. 2023. 4. 1. 아름다운 학의천의 봄 오랜만에 학의천엘 나가 봤다. 지난봄은 입원하느라 못 와 보고, 지난가을은 아직 회복이 덜 되어 못 와 봤다. 학의천은 봄에는 개나리가 곱고 가을에는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운데 이런 좋은 곳을 지척에 두고도 못 찾았으니 말이다. 계절도 변함이 없고 학의천도 변함이 없네.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피고 사람들이 쉼 없이 오 가고.... 미세먼지가 약간 있는 날이긴 하지만 물에 노란색이 반영될 정도로 아름다운 학의천의 봄, 살아 있다는 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학의천은 의왕시의 백운호수에서 시작하여 평촌을 지나 흐르다가 석수동에서 안양천과 합류하여 여의도 쫌에서 한강으로 흘러들어 간다. 청계천이나 양재천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흙길도 남아 있고 약간은 덜 개발된 자연친화적인 하천이라 내가 더 좋아.. 2023. 3. 30. 벚꽃 피다 평촌 우리 동네 벚꽃 길이 우리 집 앞 길이다. 베란다에 서면 보이는 길, 이 길에 벚꽃이 피었다. 어제만 해도 피는 듯 마는 듯하더니 오늘 오후에는 활짝 피어서 오 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챰새가 방앗간 옆을 못 지나가듯 나 또한 이 꽃 핀 광경을 놓칠 수 없어 휴대폰을 들고 나갔다. 아직은 좀 뒤뚱거리는 몸이지만 그게 대수랴 하면서 몇 컷을 찍었다. 아무래도 오늘 밤이라도 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다 져버릴 것 같아서. 어느새 봄 날은 무르익어 간다. 2023. 3. 26. 우리 아파트에도 꽃이 피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칙칙하던 나무들에서 새싹이 돋고 꽃이 피었다. 살구나무는 아침에는 아무렇지도 않더니 오후가 되니 분홍빛을 띠며 예쁘게 피어있는 게 아닌가. 신기하다 못해 신비롭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라는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사진을 꼭 찍어야 하는 내가 좀 우습긴 하다. ㅎㅎ 살구꽃만 보면 늘 생각나는 이 호우의 시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 지고 뉘 집을 들어 서 본들 반겨 아니 맞으리 목련도 피고, 이 나무 바로 옆 자목련은 아직 안 피었다. 진달래도 수줍게 벽 귀퉁이에 피었다 멀리서 본 살구꽃인데 분홍빛이 간 곳 없으니 솜씨 탓일까? 연장 탓일까? 앵두꽃도 활짝 나의 산책로다... 2023. 3. 23. 영순이의 한 턱 영순이가 친구 둘을 데리고 우리 동네로 찾아왔다. 운전을 그만두면서 기념으로 한 턱을 낸 다는 게 이유다. 까마득했던 시절, 자동차를 사서 운전을 시작한다고 한 턱을 내드니 여든도 중반에 접어든 이제는 운전을 그만둔다고 또 한 턱을 낸단다. 장소는 생선횟집, 먹고 계산하는데 보니 20만 원이다. 한 사람 앞에 5만 원의 비싼 음식을 사면서 서빙하는 사람에게 팁도 넉넉히 준다. 그러면서 운전 덕분에 인생이 행복했었노라고 고맙소를 연발한다. 겁쟁이 영순이가 운전을 하게 된 것이 내 권유덕이긴 하다. 내가 강남 운전면허시험장에 부임을 하면서 면허 없는 친구들에게 면허 따라고 권해서 50대이던 친구들 몇몇이 면허를 땄는데 영순이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때는 자동차운전면허 시험을 경찰에서 주관하던 시절, 지금은 .. 2023. 3. 19. 주말 아침에 하루 놀고 하루 쉬는 백수생활에도 주말은 기다려진다. 주말의 첫날, 토요일 아침이면 괜히 기분이 좋다. 편안하고 느긋하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거든. 하트 무늬의 커피와 장미를 들고 보고 싶은 사람이라도 찾아올 것 같은데 그건 마음으로 그려보는 풍경화일 뿐, 현실의 나는 겨울 패딩들을 세탁기에 넣고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있다. ㅎㅎ 좀 있으면 요양보호사가 올 거고, 그러면 나는 걷기 운동을 나가야 한다. 재활병원 안 가는 날이니까 세상없어도 2킬로는 걸어야 한다. 그리고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들에도 올라 가 보고 계단 오르내리기도 해야 한다. 이 모든 게 기분 좋은 주말이다. 고맙소 고맙소 늘 사랑하오. 누구에게? 나에게 해보는 고맙소를 나직이 불러 본다. 2023. 3. 11. 이전 1 2 3 4 ··· 2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