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우중충하니까 아무데도 나가기가 싫다.
집에서 문화센터, 문화센터에서 집으로의 일상이 되풀이 된다.
금수강산의 우리나라는 이제 없어지는걸까? 걱정스럽고 무섭다.
꽃샘추위가 온다드니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니 모처럼 맑은 하늘이 보인다.
얼마나 보고싶었던 하늘인가 말이다.
이 좋은날 우리집에 자그마한 사고가 생겼다.
도우미 아줌마가 난데없이 싱크대 밑을 열어 보드니 물이 샌다고 한다.
급하게 관리실 기사를 불렀드니 수도꼭지로 연결되는 호스가 터졌다고 한다.
부리나케 철물점으로 달려가서 수도꼭지에 따른 일체의 용품을 사와서
교환을 하고 기사님 시키는대로 집 전체 난방을 틀어 놓았드니 더워서
미칠 지경이다. ㅎㅎ
한 2,3 일 계속 틀어놔야 마른다고 하는데 더운것도 견디기 힘드네…
그런데 일이란게 참 묘한게 이런게 운수소관이라고 하는지, 아줌마가
싱크대밑을 잘 안 여는데 무슨 정성이 뻗쳤는지 열어서 새는걸 발견했으니
망정이지 모르고 부엌바닥으로 까지 세어나왔으면 아랫층도 고쳐줘야하고
일이 많을뻔 했는데 그야말로 운수대통이다.
밥 맛이 없는게 아닌데 집밥이 먹기 싫을 때가 많다.
남들은 집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
아줌마는 9시에 와서 오후 1시에 돌아간다.
1주일에 한번씩 와서 청소만 한다. 다른건 별로 시킬것도 없고해서.
수도 말리는것 때문에 집 전체 난방을 틀어놓고 아줌마 하는 말이
” 이 댁에 31개월째 인데 오늘이 제일 집이 따뜻한 날이네요” 다.
맞다. 전체적으로 난방을 다 틀어놓는 날은 거의 없으니까. ㅎㅎ
일 끝내고 둘이서 밥 먹으러 갔다.
우리동네 교회에서는 점심, 저녁을 파는데 1식이 4,000원이다.
반찬 세가지에 국, 밥인데 교인이 아니라도 갈 수 있으니까 아줌마가
오면 나는 비싼건 대접 못해도 여기서나마 점심은 꼭 대접해서 보낸다.
오후에 또 일 가야 하는 아줌마가 시간도 없고 우리동네는 식당도
없으니까 여기 교회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교회에서는 식당뿐만 아니라 찻집도 한다.
여럿이 가서 몇 잔만 시켜도 괜찮고, 아니 아예 차를 안 시켜도 괜찮고
차 값도 아주 싸다. 아메리카노가 2,000원, 여기 명물 대추끓인차는 4,000원인데
둘이서 나눠 먹어도 될 정도로 양도 많다.
그리고 찻집에 딸린 자그마한 갤러리에서는 언제나 전시회가 있다.
이 사진들도 여기서 찍은것이다.
점심 같이 먹고 아줌마는 다음 일터로 떠나면 나는 여기서 음악도 듣고
전시회도 보고 간혹 이웃분들 만나면 수다도 떨고…. 그러다 집으로
돌아 온다.
이러다 꽃구경은 언제 가지?
'나의 삶, 모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처럼 집밥 얻어먹기 (0) | 2019.03.22 |
---|---|
산수유꽃 피는 봄은 왔건만 (0) | 2019.03.19 |
인생 뭐 별거냐? (0) | 2019.02.23 |
눈 내리는날의 저녁 (0) | 2019.02.15 |
동네 한 바퀴 (0) | 2019.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