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569

세월은 왜 이리 빠르기만 한지... 어느새 3월도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세월만큼 빠른 게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눈 깜짝할 새도 없이 지나가 버린 2024년의 1월과 2월, 되돌아보면 병원에 부지런히 다닌 것 외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요즘 들어 내게 외출은 병원 가기와 어쩌다가 어울려서 외식하러 가는 것뿐이다. 며칠 전 요양사가 맨날 얻어먹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자기가 밥을 사겠다고 해서 같이 간 곤드레 밥집이다. 인덕원에서 분당으로 넘어가는 길몫 중간쯤의 오월의 곤드레라는 식당이다. 사실은 요즘 내가 먹고 싶은 건 연포탕인데 아들 왈, 요양사가 사는데 비싼 집 가면 안 되니까 연포탕은 엄마가 살 때 가고 이 날은 1인당 13,000원의 곤드레밥을 먹으러 갑시다였다. 양념장 넣고 비벼 먹는 곤드레밥이다. 나는 되도록 덜 짜게 먹어야 하.. 2024. 3. 10.
추어탕 한 그릇에 회포를 풀며 날씨가 흐렸지만 약속된 날이라 모처럼 여고 동창 일곱 명이 사당동의 한 추어탕 집에서 만났다. 모두 부산에서 살았기에 추어탕을 좋아한다. 달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은 추어탕, 우리는 이따금씩 이 집에서 만나 회포를 푼다. 나를 포함 일곱 명의 여고 동창, 어느덧 우리는 팔십 대의 중반에 와 있다. 밥을 먹고 바로 옆 커피숍으로 옮기면서 보니 제대로 걷는 사람이 없다. 커피숍이 1층이긴 해도 길에서 가게로 들어가는데 계단이 대 여섯 칸 있는데 난간을 잡고도 쩔쩔맨다. 손을 잡는 것이 옛날에는 데이트였는데 지금은 부축이 되어 버린 나이, 가슴 뛰는 것이 옛날에는 사랑이었는데 지금은 부정맥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추어탕도 12,000원으로 올랐지만 무엇보다 내용이 충실하고 반찬들이 깔끔하.. 2024. 3. 5.
요즘 즐겨보는 미드, 버진 리버 요즘 내가 꽂혀 있는 미국드라마 버진 리버, 한 마디로 재미있다. 버진 리버라는 아름다운 강이 흐르는 마을, 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드라마다. 꽤 긴 시리즈물인데 이제 시즌 4의 중간쯤을 보고 있다. 여주인공격인 멜 먼로는 LA 출신의 잘 나가는 임상 간호사였으나 아이를 실패하고 또 남편을 사고로 잃고 LA를 떠나 이 외진 버진리버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러 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멜이 근무하는 병원의 의사와 시장인 호프, 그리고 바를 경영하는 잭과 멜의 사랑이야기가 주축이 되면서 마을 사람들의 여러 이야기가 사실감 있게 펼쳐지는 드라마에 나는 그만 빠져 버렸다. 멜 먼로역 알렉산드라 브랙캔릿지, 젝 세리든 역 마틴 헨더슨, 호프 멕거리 역 아네트 오툴, 버넌 멀.. 2024. 3. 1.
선물같은 눈 어제 내린 눈은 이번 겨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선물 같은 눈이었다. 아침 일찍 창 밖으로 내다보니 눈이 많이 내리기도 했지만 녹지 않고 나뭇가지마다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러나 겁보라 넘어질까 봐 아쉬워만 하고 있다가 요양사가 출근하길래 같이 나갔다. 멀리는 못 가고 우리 아파트 마당의 나뭇가지 위의 풍경들만 찍었는데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번 겨울에 눈이 자주는 내렸다. 그러나 늘 길만 질척거리게 만들어 놓고는 녹아버려서 아쉬웠는데 이번 눈은 이렇게 아름답다. 정월 대보름인데 나물도 오곡밥도 허리 아프다는 핑계로 패스하고 이렇게 눈 사진을 올리는 게 좀 웃기기는 하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예술작품인가? 이 사진은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집앞 도로다 이 사진들은 모두가 우리 아파트 마당에.. 2024. 2. 24.
밥 동무들과 밥을 같이 먹는 것만큼 사람을 빨리 친하게 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재직 시 나는 새로운 부임지에 가면 직원들이나 지역 주민들과 되도록 밥을 함께 먹는 것으로 친교를 다졌다. 서먹서먹 하다가도 밥 한 번 같이 먹고 나면 그 서먹함이 없어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거짓말 같기도 하지만 사실이 그랬다. 내게는 밥 동무가 몇 팀 있다. 어제는 헬스장에서 운동 같이 하면서 알게 된 밥 동무들, 나를 포함 네 사람이 오랜만에 함께 점심 먹으러 갔다. 물주는 그중 제일 맏이인 나, 그래서 밥 값이 비싸지 않으면서 우리들 입맛에도 맞는 단짠이 아닌 톳밥 집으로 갔다. 짜지도 달지도 않은 반찬이 이렇게 많다. 다 먹고 모자라면 리필도 가능하다. 기본 반찬이 매일 조금씩 바뀐다. 며칠 전 왔을 때 상차림과 오늘 상차림.. 2024. 2. 22.
빗소리에 잠 깨다 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비나 눈이 올 거라는 일기예보다. 한숨 자고 빗소리에 잠이 깼는데 다시 잠들기가 어려워 이렇게 컴 앞에 앉았다. 나이 들어 제일 힘든 게 잠을 푹 잘 수 없다는 거다. 의사들은 수면제를 먹고라도 잠을 자는 게 안 자고 버티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데 나는 수면제를 먹을 수가 없다. 딱 두 번 먹어봤는데 환각이 와서 너무 무서워서 안 먹는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터득한 지혜가 오면 자고 안 오면 노는 것. 이 사진은 연천에 살고 있는 옛 블로그 이웃이 보낸 것이다. 산속에 사니까 눈이 녹을 새가 없다고 한다. 옛 조선블로그 시절의 이웃이었던 화가, 걷는 게 불편해지기 전에는 일 년에 두 번, 봄가을로 초대되어 다녀오기도 했었던 곳이다. 이번 겨울은 우리 동네에도 눈이 자주 오기는 했다. .. 2024.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