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의 와수리 장날. 매 1일과 6일에 장이 선다. 장날에는 영화 맨발의 기봉씨의 실제
주인공인 기봉씨가 달리는것으로 유명한데 오늘은 기봉씨의 뛰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채소전에서 게으런 내가 산건 깐 마늘 두 봉지.
옷 가게도 둘러보면서 낄낄거리고 어디를 둘러봐도 기봉씨가 안보이길래
기봉씨네 집으로 찾아 갔다.
여동생 내외와 함께 살고 있는 기봉씨네 집, 깨끗했다.
기봉씨는 마침 집에 있었다. 오늘은 왜 안 뛰었냐니까 웃기만 한다.
사진을 같이 찍겠다고 옷도 갈아 입고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기봉씨...
나도 같이 웃어본다. 올해 마흔 다섯인 기봉씨는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갔다.
이제 자기 이름도 쓸줄 안다고 자랑이 대단했다. 웃는 얼굴처럼 몸도 마음도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승리전망대, 여군이나 여경찰로 제복을 입어보는게 꿈이었다는 안내원의
설명은 진지하고도 자세했다. 남녘 철책선과 북녘 철책선 사이의 DMZ 지역으로
한탄강이 흐르는게 보이고
500 원을 넣고 망원경으로 북녘땅을 바라 보았다. 벌거숭이 산밑 논에서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그늘막도 없는 땡볕 쏟아지는 들판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우리는 잔돈을 7,000 원이나 바꿔서 망원경에 붙어서서
보고 또 봤다. 바로 앞의 나무가 우거진 지역은 우리측 철책선 안이다. 저 숲너머
멀리 벌거숭이 산들과 민가, 마을회관이 보였다.
사진찰영 금지라 그 이상의 사진은 찍질 못했다.
승리전망대 너머 북녘의 오성산, 소리질르면 들릴것 같은 위치인데
지금은 화성보다도 더 먼 땅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내 나라 내 땅을 마음대로 오 갈수 있는 날이 우리 생전에 올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