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병원에 안 가는 날은 동네 길을 3,000 보에서 5,000 보 사이를
걷는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겨우 3,000보를 걷기도 하고
5,000보를 넘겨 걷기도 한다.
늘 같은 길을 걷다 보면 지루하고 하기 싫을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마침 아들이 집에 있길래 중앙공원에 좀 데려다 달라고 해서
요양사와 함께 중앙공원으로 걸으러 갔다.
중앙공원에는 철쭉과 튤립이 잔뜩 피어 꽃동산이 되어 있다.
때 맞춰 잘 왔네!
철쭉은 얼핏 보면 조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벚꽃처럼 빨리 지지 않고 색이 선명해서 좋다.
입구에는 이런 화분들이 놓여 있다.
웬 단풍? 단풍나무는 아닌데 왜 물들었을까? 궁금해서 찰깍
요양사와 나는 어디를 가면 우리끼리의 국룰이 있다.
"내가 이 부근에서 사진 찍고 놀고 있을 테니까 너는 운동되게끔 걷고 와"이다.
천지가 철쭉이다. 혼자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사진 찍고 노니까 더 재미있네.
평일이라 그런가? 벤치가 비어 있다. 걷는 사람들은 제법 많이 있는데.
꽃만 쫓아다니다 연두의 이파리도 한 번 쳐다 보고.
개 두 마리를 산책시키는데 개가 얼마나 큰지 꼭 사자를 보는 것 같다.
멀리로 튤립이 보인다. 가 봐야지, 내가 자리를 이동했다고 해서 요양사가 못 찾지는
않겠지...
튤립도 막 피어서 아주 싱싱하다.
내가 철쭉과 튤립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도 요양사가 용케 찾아왔다.
얼마나 걸었느냐니까 7,000 보라고 한다.
내 휴대폰을 보니 2,000보가 찍혀 있다. 사진 찍느라 주변만 맴맴 도느라
걷지를 못했다.
집에 가서 점심 먹고 조금 더 걸으면 된다.
덕분에 티스토리로 이사 온 후 가장 많은 수의 사진을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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