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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추석을 앞두고

by 데레사^^ 2021. 9. 15.

         우리집은  추석에 차례를 지낸다.

         시부모님과  남편이다.  시아버님은 내가 시집 오기전에  돌아가셔서  얼굴도

         모르고  시어머님과는 딱 3년을  함께  살았고,  남편은 24년을 함께 살았다.

         내가  죽고 난 후는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 있는 한은  명절 차례와  기제사를

         간소하게나마  지내자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차례음식이라는것이 아무리 간소화해도 기본은  갖춰야 하니까  좀 번거롭기는 하다.

         쌀도 햅쌀을 사야하고, 다섯가지 과일에, 전, 나물, 탕국, 산적, 생선, 떡, 술, 포.....  장 보기도

         한꺼번에는  못 한다.

         생선은 미리 사서  간 해서 말려야 하고,  햅쌀은 보이는대로 사두면 되지만  나물과

         과일은  전날쯤 사야되니까  시장을  몇번을  들락날락해야 한다.

         요즘은 귀찮아서 송편도 만들어놓은걸  사는데도  딸과 아들과 나,  셋이서  종일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집안일에는  많이 게으런 나지만  희안하게도  이 일만은  귀찮거나 싫지 않다.

         아이들과 같이  음식 만들고  차례지내면서  돌아가신 분들의  얘기도 나누고

         그러는게  좋다.

 

            명절이나  제사때  오 가는 사람도  없다.  부근에 사는 딸네 세 식구와

            아들과  나,  다섯명이  전부다.

            명절음식이라는게  그 나물에 그 밥이라  하루만 먹고나면  느끼해서  산뜻한걸

            찾게되니까  차례와  관계없는  반찬도  곁들여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그게 즐겁다.

 

 

          코로나로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 찾아뵙는것도  제한이 많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힘들게 키워서 대처로 보냈는데  명절에도 얼굴보기가  어려우리  그 애타는  마음을

          생각하면  코로나가  정말  밉다.  보이는 물체라면  발로 뻥 차버리고 싶다.

 

 

            며칠전  생선사러 가면서 어느 가게 앞에 심어놓은  화분의 꽃들을  찍었다.

            정육점인데  가게앞을 이렇게  예쁘게 가꾸어 놓아서  나도  이 가게에서 고기를 산다.

            사러 들어갈때,  나올때  기분이 좋거든.

 

 

              재난지원금으로  추석 장 보니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나중에 후손들이  세금으로 다 갚아야할것을  생각하면  미안하기도 하지만

              돈을 받고 보니 솔직히 공돈같은 기분이 든다.

 

 

                          아파트 마당의  몇그루 대추나무,  대추가  익어간다.

 

 

            고향집 장독뒤쪽으로 대추나무가 있었다.  대추가 많이 열리면  아버지는  추석전에

            따서 장에 가서 판 돈으로  차례장을 봐오곤 하셨는데 어느핸가  대추나무잎이 오글오글해

            지드니 대추가  안 열렸다.  아버지는 대추나무가 미쳤네 하면서 베어버리고는  다시

            심지는 않으셨다.

 

            명절이 가까워오니  고향생각,  돌아가신 부모님생각,  남편생각,  그리고  해외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난다.  언제쯤이면  해외에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을런지,  어쩌면 못 보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위드 코로나,  언제 부터  실행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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