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남자에 여자 셋의 친구모임, 우리는 초등학교 동창들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해 마다 여름휴가를 함께 다녀오곤 하는 사이였다.
이중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는 부부다.
초등학교 동창끼리 결혼을 했으므로 우리는 친구의 남편이 된 한 명의 남자와도
서로 이름을 부르는 흉허물없는 사이라, 휴가를 갈때 남자친구가 운전을 하고
여자셋은 먹는것 조달을 해 가며 편안하게 다녀 오곤 했다.
이 친구 셋이 오늘 갑자기 우리 동네로 쳐들어왔다.
백신도 다 맞았고 낮이니까 넷이 모이는건 방역수칙 위반도 아니니까 하면서.
이게 얼마만인가? 일년하고도 8개월이 지난 만남이다.
요리솜씨도 없고 음식만드는것에는 게으런 내가 대접할 수 있는건 맛집으로
데리고 가는것뿐.
자주 가는 선일목장으로 갔다.
서울에는 없는 야외공간이 넓직한 음식점, 이곳은 고기전문집인데 지난번 소개
했기에 소개는 생략하고....
음식값이 185,000원이 나와서 내가 계산을 했드니 이러면 안된다고, 다 같은
실업자인데 어느 한 사람이 부담하면 안된다고 한 사람이 50,000원씩 100,000원을
기어히 내 호주머니에 찔러 넣어준다.
그래서 85,000원밖에 못 썼다.
우리들 이 모임은 언제나 한 명의 남자는 공짜다. 대신 운전기사에 짐꾼.
이 선일목장은 정육점스타일의 음식점이다. 고기를 사서 구워먹는다.
오늘 이 친구들은 다 서울에 사니까 서울보다는 싸다고 한다.
밥을 먹고, 이 가게의 자랑인 식물원으로 들어 가서 꽃구경도 하고 차도
마시고 사진도 찍었다.
경주사는 00가 치매에 걸렸단다.
부산사는 00는 유모차를 끌고 다닌단다.
나도 이제 덤으로 산다. 작년에 심장이상으로 스텐드시술을 했어.
한 명의 남자친구는 또 무릎에 아파서 연골주사를 맞았다고 하고.
80대의 네 명의 친구들의 화제는 단연 건강얘기다. 그리고 내년 선거얘기에
우리 안양시에서 광복절이라고 게양한 한반도기, 오바마의 환갑잔치 얘기, 아프칸 사태얘기....
화제는 내 몸에서 부터 시작해서 대서양을 건너고 태평양도 건넌다.
그리고 결론, 아무리 코로나의 세월이지만 두 달에 한번 정도는 보고 살자고
손가락은 안 걸었지만 맹세에 맹세를 거듭하고 바아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