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란 옛말, 딱 맞는 말이다.
먹어야 사니까도 되지만 요즘처럼 코로나로 콱 막혀버린 삶에서는
맛있는걸 먹는다는건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수단이기도 하거든.
그러나 마음놓고 음식점을 갈 수도 없다.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재난문자, "어느날 어느음식점에 갔던 사람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으세요" 는 사람의 기를 꺾어버리는데는 선수다.
그래도 주저앉아만 있을 수는 없어서 한번씩 음식점나들이를 한다.
되도록 문을 여는 11시에 도착을 한다. 아침밥을 먹지않고 11시쯤
도착하면 아점으로 딱 좋기도 하고 비교적 사람도 없다.
여기는 손녀가 좋아하는 화덕피자집이다. 가게는 아니고 가게에 딸린 집인데
짐작으로 미루어 가게주인이 사는집이 아닐까 싶다.
마당에도 잔디가 잘 깔려있고 조경이 좋은 집이다.
게으런 내가 이런 집을 잘 건사하지도 못하겠지만 그래도 한번 살아보고 싶다.
11시에 도착한 피자집은 우리가 1호 손님이다.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을만한 자리를 골라서 앉았다.
구석을 이렇게 멋지게 장식 해 놓았다.
아까 그 마당이 보이는 창 가, 창 가 자리에 앉았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듯 분위기 좋은집이 음식맛도 난다.
나는 이런 가게에 우리 아들, 딸, 손녀와 함께 오면 메뉴판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솔직히 뭐가 맛있는지를 잘 모른다. 그래서 메뉴선택은 맡겨버리고 계산만 내가 한다.
음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피자 두 판 (종류가 다른걸로) 파스타 두 그릇 (이것도 종류가 다른)
샐러드 한 접시, 그리고 커피 두잔, 미리 계산하는 집이다. 80,000원.
해물파스타인데 작지만 랍스터도 한마리가 들어있다.
이건 봉골레파스타라나? 조개가 든 파스타다.
샐러드, 재료를 보면 우리집에서도 늘 쓰는 재료인데 맛이 다르다.
내가 만든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맛있는 맛.
마음에 딱 드는건 피클과 찍어먹는 소스를 각각 따로 주는거다.
코로나 시대는 가족끼리도 숟가락이 왔다갔다 하는건 바람직 하지 않으니까.
손녀는 10월부터 출근한다고, 다음부터는 자기가 살테니 이번은 할머니가 사 달라고
해서 몇번이나 갔던 피자집을 또 갔다.
나도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솔직히 나는 이 돈으로 한정식집을 가는게 더 좋긴하다.
여자들은 남이 해주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하루 세끼의 식구들 밥을 한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물론 남이 해주는 밥, 나가서 사 먹는 밥이 맛있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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