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으로 동짓달 스무엿새, 지난 토요일이 내 생일이었다.
1940년 생이니 만으로 치고 서양식으로 태어난 날로부터 계산하고
아무리 용을 써봐도 이제는 팔십이 넘어 버렸다.
살아 온 세월, 저마다 소설을 쓰면 여러권을 쓴다고들 하듯 나의삶 역시
녹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 지나간 일, 아직까지는 혈압높은것 외 큰병 없고, 자식들
제 밥벌이 하고, 나역시 생활걱정은 안할 정도는 되니 이만하면 족하다고
스스로를 위로 해 본다.
한국에 있는 우리식구라야 사위, 딸, 손녀, 아들, 그리고 나, 다섯식구다.
요즘은 때가 때이니만큼 음식점을 가지 않고 집에서 딸과 아들이 차렸다.
물론 몇가지는 음식점에서 포장 해 오기도 하고.
케익옆의 봉투는 선물이다.
이 세상에서 내가 제알 좋아하는 현금이다. 그리고 쪽지는 손녀가 주는 편지.
생선초밥은 음식점에서 포장해 오고 옆의 양장피는 딸이 만들었다.
잡채도 딸이 만들고 앞의 단호박튀김도 딸이 만들었다.
오른쪽 뒤 낙지볶음은 음식점에서 포장 해 온것이다.
이건 딸이 정성을 다해 만든것인데 돼지고기의 어느부분인데
이름이 생각 안 난다. 훼밀리식당에 가서 먹어보긴 했었는데...
밥 먹고 나서 봉투 하나는 개방해서 도로 나누어 줘 버렸다.
딸과 손녀와 아들에게.
솔직히 돈 쓸일이 없다. 전 같으면 돈 받은김에 백화점으로 달려가서
옷, 신발.... 이런걸 사가지고 희희낙낙하며 왔었는데 코로나로 갇히고 보니
옷 입을 일도 화장품 바를일도 외출해서 누구에게 밥 살일도 다 없어져 버렸다.
겨우 식료품과 병원에 가는 일 외는 돈 쓸 일이 없다.
아이들은 계면쩍어 하면서 돈을 받는다. "엄마도 참, 못 말려요" 하면서.
ㅎㅎㅎ
아무는 즐거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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