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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딸의 생일

by 데레사^^ 2020. 12. 22.

1966년생  큰 딸의 생일이다.

"엄마,  내 생일에 내가  음식만들기는  그렇고  음식점 가기도

 무서워서  몇가지  포장해 와서  먹을려고 하는데  오세요"   한다.

예년 같으면  평소 가고 싶었던  음식점으로  갔을텐데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우리들의  일상이  이렇게  변해간다.

 

 

 

집에서  미역국만  끓이고  김치만  썰어 놓았다는  상차림이다.

케익은  아들이  누나를  위해서  사고  옆의  분홍봉투는  좀  두둑히  돈을 넣은  나의 선물이다.

중국집에서 양장피,   조가네 갑오징어에서  갑오징어볶음,  그리고 치킨과  케익.

이만하면  됐다.

 

 

 

갑오징어볶음,  약간  맵지만  간 하지 않은  콩나물과  채소 샐러드를  줘서

함께  먹으니  괜찮았다.   이 음식은  사위와  손녀가  좋아하는것이다.

 

 

 

양장피다.   오랫만에  먹어보는  양장피,  나도 많이 먹었다.

 

 

 

이  맥주는  손녀가  지 엄마를  위해  사온것인데  맥주  이름들이  재밌다.

남산, 경복궁, 광화문은  서울이고  성산일출봉과  백록담은  제주다.

술을  못 마시니까  나는 맥주고 소주고  이름도  모르는데  이 맥주들을  보고

너무  웃음이  나서  실컷  웃었다.

 

 

 

술 못먹는  나와  사위,  손녀,   술 잘 먹는  아들과  딸.

결국은  아들과  딸  둘이서  이것  두 캔만  먹었다. 

 

 

잠시  딸이  태어나던 날을  생각 해 본다.

시어머님과  함께  살던 때라  시어머님이  본인이  다  알아서  한다고  병원엘  못가게 해서

집에서  산고를  겪었다.

밤부터 시작해서 새벽까지  진통으로  지새니까  시어미님께서  당황을  하셔서  새벽에사

산파를  불렀다.

 

문제는 산파가  도착하자마자  아기가  태어난 것,   솔직히  산파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   시골할머니인  시어머니께서  그냥  가시라고  하고,  산파는  한 일은 없지만

왔으니  출장비를  달라하고  시비가  붙었었다.

산모는  뒷전에 두고.

 

나는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까무룩  기절했다가  깨어났는데  산파는  가고

시어머님이  동치미 국물을  내게  먹이고 계셨다.   그러면서 배 고파서  기절했다고  얼른

밥을  해주셨다.   산파와의  돈 해결은  어떻게 하셨는지  지금도  모르지만.

 

딸 생일밥을  먹으니  옛날에 돌아가신  시어머님도  생각나고  그 시절의  산파도  생각난다.

 

어느새  딸도  오십대의  중반.

나는  늙어가도  자식들은  안 늙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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