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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오랜만의 외식

by 데레사^^ 2020. 7. 12.

코로나로 집콕생활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외식을 했다.

삼성병원의 정기검진을 다녀오면서 수서역 부근에서 점심을 먹었다.

외식하는것도 겁나는 요즘이라 집밥만 고수해 왔는데 난데없이 보리굴비가

먹고싶어서…

 

 

1인분에 28,000원인 상차림이다. 먼저 나온 밑반찬들

 

보리굴비는 아예 먹기좋게 발라져서 나왔다.

 

집콕생활도 반년이 다 되어가니 그럭저럭 익숙해 졌는데 삼성병원 진료가는날

마다 이곳 수서역 부근 궁마을이란 곳에서 보리굴비로 점심을 먹었기에

오늘도 그냥 오기가 너무 섭섭해서 외식금지라는 금기를 무릅쓰고 식당으로 갔다.

 

부산에 살때, 아득한 그 시절에는 자갈치시장에 가면 알이 툭툭 튀어 나온 굴비가

새끼줄에 엮어져서 건어물가게에 걸려 있곤 했었다. 바짝 마른 그 알베기굴비는

요즘 보리굴비보다 훨씬 맛있었지만 그때는 값도 비싸지 않아서 아무나

사 먹을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백화점 식품코너엘 가도 그런 굴비는 눈에

띄질 않는다. 대신 몇년전 부터 이 보리굴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모처럼 점심을 포식을 했으니 돌아오자 마자 아파트단지를 걷기 시작했다.

코로나의 모진 세월속에서도 꽃들은 피고지고 피고지고를 반복한다.

지금은 나리꽃과 루드베키아, 원추리, 수국들이 아파트 마당에 피어있다.

 

 

 

 

사람이 산다는게 뭐 별건가?

한번씩 먹고싶은것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고….. 이런 일상속에서

잔잔한 행복과 평화를 느끼면서 살면 되는건데, 그 별것 아닌것 같았던 일들이

지금은 어렵고 어렵다.

 

 

 

어쩌면 코로나가 없어지지 않을수 있다고도 하고, 중국에서는 페스트환자까지

생겼다고도 하고, 어느나라에서는 코로나와의 싸움을 포기해 버렸다고도 하는

불안한 세월이다.

그런 세월속에서 금기를 잠시 무시하고 먹고싶은것 먹고 꽃이 피어있는 아파트 단지를

걷고 나니 새삼 살것 같다.

이게 뭐라고, 보리굴비 한번 먹었다고 세상을 다 가진듯하니…. 참. 우습기도 하고

가련하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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