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추워서 잠이 깼다.
전기장판을 켜고 두터운 이불을 꺼내서 덮는다.
어느새 날씨는 언제 그렇게 더웠드냐는듯이 겨울모드로 옮겨가고 있다.
아름답고 좋은건 수명이 짧나 보다.
이제 우리나라는 봄과 겨울은 아주 짧아지고 긴 여름과 긴 겨울뿐이다.
봄, 가을옷이 입어 볼 겨를도 없이 계절이 바뀌고 있다.
아직은 더워서… 하면서 못 입은 옷을 입어볼려고 하면 또
벌써 춥네 하면서 결국은 옷장에 도로 걸려버리는 봄,가을 옷들이다.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붉게 물든 담쟁이넝쿨, 길 가다 만난
담쟁이넝쿨이 너무 곱길래 한참을 서서 만져봤다.
젊은 내가 일했던 경남경찰청의 담벽은 담쟁이넝쿨의 명소였는데
지금 그곳은 무엇으로 변해 있을까?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경남청은 창원으로 이사가고 부산의 옛 청사는
어떻게 변해버렸는지 알 수 없지만 담쟁이넝쿨만 보면 그때의 내가 생각난다.
나는 그 중에서 제일 예쁜잎들을 골라서 책갈피에 넣어서 말리곤 했었지….
말린 잎은 친구에게 편지를 보낼때 함께 넣어 보내기도 했고
셀로판지에 꽂아서 책상위에 장식을 해두기도 했었는데
나이들어 노인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는 담쟁이잎이 아무리 고와도
뜯어서 책갈피에 넣어 볼 생각조차 없어졌다.
나는 사계절중 가을을 제일 좋아하는데 가을이 너무 짧아서 아쉽다.
곧 기나 긴 겨울이 올거고, 그러면 나는 어쩔수 없이 집 속에 갇힐거고… 싫다.
그러나 아직은 가을이 다 지난건 아니니 남아있는 가을을 최대한으로
즐겨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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