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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남이 해주는 밥

by 데레사^^ 2018. 9. 17.


대부분의  여자들은  어떤 밥이  제일  맛있느냐는  물음에

남이  해주는 밥이라고  대답한다.

결혼해서  살면서  거의  죽을때  까지  하루  세 끼니의  식구들

밥을  챙기다  보니  너무나  힘들어서  나도  남이  해주는  밥

먹고  살아봤으면   하는  소원을   품고  살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외식도  잦고   대용식도  많이  먹으니까  옛날처럼

힘들지는  않을수도  있지만    나이 많은   남자들의  특징이

꼭  국이나  찌게가  있어야만  밥을  먹는  습관들이   있어서

그  번거로움을   감내한다는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얼마전에  어느  유명한   여자  탈렌트가  TV  에서   말하기를

자기는  젊은시절   생계를  위해서  탈렌트를  했다고  하면서

그래서   들어오는  역은   다  하다보니   하루종일   찰영을   하고

지쳐서  들어오는데  자기  얼굴을  보는  순간   남편이   “밥”  이라고

해서   참다  참다  하루는    “내 얼굴이  밥이냐고,   나만  보면  밥밖에

할 말이  없느냐고   소리를   질렀드니  그  다음부터는   좀  덜하드라고

했다.

 



아침 산책길의  동무,  정자씨는   같이  걷다가  7시가  되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다.   시계 밥 줘야  된다고.

그 댁  영감님은   정확하게  7시면  밥을  먹어야 되기 때문에  다  준비를

해놓고   나왔다가   7시가 되면  뛰어  들어가  밥을  차려줘야만  된다고

농담처럼   시계 밥주는것으로  표현들을  한다.

 

그런데  정자씨네  시계  밥 주는  시간이  점점  빨라져서   요즘은  새벽산책을

못  나온다.   7시에  먹던  밥을  이제는 6시30분이면   먹어야 된다고 한다.

아침은  6시  30분,   점심은  10,30분,   저녁은  오후 3시 30분에  끝내고

긴 긴  밤에는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정자씨가  더욱  싫어하는것은  “우리 영감은  내가  부엌에  들어가는 기척을

느끼면  바로  숟가락  들고  식탁에  앉아서  기다린다”   다.

그러니  서두를수밖에  없다고,   우리  시계는  고장도  안 나요   한다.

 



같이  늙어가는데,  내 한 몸  건사도  힘드는데  영감님  세끼에

간식까지  챙겨줘야  하고,    젊은  여성들은   같이  일하러  다니는데

남편은  퇴근해  오면  휴대폰만  보고  있고    혼자서  아이  케어할랴

밥 할랴 하니  사는게  너무나  힘들다고들  한다.

 

그러니 자연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다는  소리가  나올수밖에 없다.

자기가  밥을  하지 않고  얻어만  먹는  남자들은  그게 뭐  힘드느냐고

말하지만   허구헌날  밥을   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  말이다.

그렇다고   얌전히  먹어주면 또  괜찮지,  짜다, 달다….   어쩌구  하면서

지적질을   해대기도  하니…….

 

또  한 사람,  귀옥씨네  영감님.

자기 손으로  물도  안  떠 먹는  사람이다.

한번은  부인이  혈변을  쏟고  너무나  무서워서  아침  일찍  병원엘

갈려고  나서는데   영감님이  육개장을  끓여놓고  가라고  해서

새벽부터  시장을  간다기에  우리는  남의  영감이지만   대한민국에

있는  욕이란  욕은  다  해주었다.    같이  가주지는  못할망정  밥 걱정

말고  얼른  병원부터  갔다  오라고  해야 지  그  지경에  육개장을

찾다니… 참.

 

며칠씩  걸리는  여행을  가서   돌아올 때 쯤되면   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집에 가기 싫다고,  남이  해주는  밥  먹고  놀러만  다니니  너무 좋았는데

하면서  아쉬워  한다.

먹지 않고  살수는  없으니  투덜거리면서도   오늘도  내일도  또  식구들

밥을  챙길수밖에  없는게  여자들이다.

부디  채려주는대로  재촉도  하지 말고   지적질도  하지말고   고맙게

먹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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