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추석이라 일이 바빠서 쉬고 오늘은 여전하게 새벽산책을
나갔다. 그런데 이 산책이라는것이 운동을 위해서라기 보다
전날 일어났던 일들 주고받으며 수다를 떠는것에 더 목적이 있다.
나하고 어울리는 네 할매들, 한 사람은 수영 다니고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은 헬스장을 다니기 때문에 특별히 따로 운동할 일은 없으니까
아침 6시쯤 만나서 한 30분 걷고, 한 30분 수다떨다 들어 온다.
짧은 시간이지만 간단하게 과일이나 차를 끓여와서 마시기도 한다.
주로 차는 차는 내가 끓여서 가고 다른 세 사람이 번갈아서
과일이나 떡, 아니면 고구마나 감자를 쪄 오기도 한다.
그래서 좀 많이 먹은 날은 이걸로 아침을 때우기도 한다.
오늘도 보온병에다 커피를 끓여서 나갔다. 볶은 땅콩 조금하고.
네 사람중 한 사람은 결석이고 셋이서 커피를 마시고 땅콩도
조금 먹고는 의자위에 보온병과 땅콩 남은걸 둔채 사진의
저 길을 두번 왕복했다.
오늘은 나 온 사람도 우리 세 사람 외에는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는데 보온병을 가지고 올려고 보니 앗, 그게 없어져 버렸다.
혹시나 싶어 부근을 다 뒤져봐도 없다.
몇년을 이렇게 놔두고 걸었는데 도대체 그 헌 보온병과 땅콩
조금이 무슨 대수라고 가져 가 버렸는지…..
그냥 헛 웃음이 나와서 셋이서 깔깔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동네 저 산책로 의자에는 더우면 옷을 벗어서 걸어놓기도 하고
우산가져 왔다가 비 안오면 그냥 두기도 하고, 우리처럼 차 마시고
그냥 두기도 하면서 살아왔는데, 30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겪는 일이다.
요긴하게 사용하는걸 잃어버렸다는 아쉬움 보다는 그게 무슨 대수라고
가져갔는지 그게 더 안타깝고 아쉽다.
집에 사용 안하는 보온병이 몇 개 더 있으니까 그거 없어져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좀 황당하다.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도 다 있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73주년 경찰의날 기념식 (0) | 2018.10.25 |
---|---|
가을이 저만치 가네 (0) | 2018.10.17 |
남이 해주는 밥 (0) | 2018.09.17 |
우리아파트 백일홍 (0) | 2018.09.15 |
가을은 왔지만 (0) | 2018.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