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접어드니 우리 아파트 마당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추가 익어가고 상사화가 피고 나뭇잎들이 약간씩
노랗게 변해 가고 있다.
계절은 참 정직하다는것을 또 한번 느낀다.
여름에 워낙 덥고 가물어서 모든 꽃나무들이 죽어버리는줄로
알았는데 비 몇번 오고나니 다시 살아 나서 꽃도 피고 이파리들도
싱싱해 졌다.
늘 이 상사화들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 꽃무릇이 피었는데
올 해는 모르겠다. 상사화의 숫자가 많이 줄어든걸로 보면
꽃무릇인들 성할까…..
우리 아파트에는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많다.
올 해는 대추가 가지가 찢어지게 많이 열렸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리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_ 장 석주 _
에어컨을 안 켠지도 며칠 되었고 선풍기도 이따금씩
돌린다. 밤에는 창문을 닫고 엷은 홑이불도 덮고……
사람들도 이렇게 계절처럼 정직했으면 좋겠다.
하늘을 쳐다본다. 비도 그치고 아주 맑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