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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내 친구 경자

by 데레사^^ 2018. 5. 19.



경자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남편의 바람과  무능으로  아이 셋을  키우면서  고생을  참  많이 했다.

경자가  가졌던  직업을   일일히  다  기억  못하지만    생각 나는  몇가지중

공사장  지게차 운전,    들고다니며  물건팔기,   빵집경영들이  생각난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목욕탕에서  부항부치는   일을   한  십여년 한 후에

일흔살이  되면서  그만두고   지금은  놀고  지낸다.

 



누구 보다도  고생을  많이  하면서  살아 온 경자

결혼 하자말자   큰 회사에서  경리를  하던  남편이  회사돈을

훔쳐서  술집여자와  도망을  가다   기차에서   잡혀 온 것을  시작으로

평생  바람과  함께  산  남편을   그래도  버리지  않고  먹여  살리면서

살아 온  경자,    그  경자가  팔순을  맞았다.

 



 



평생  친구들에게  폐만 끼치고  살았으니   밥 한번  사겠다고

제법  비싼  일식집으로   몇몇을  초대했다.

 



우리는  축하보다  그간  고생많았다며   다독이는  일 부터 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남편의  근황을  물었다.

 



몇년전  부터  시골  어느 절에서  회계를  봐주면서   운전도  하고

아궁이에  불도  지피고….   잡  일을  하고  사는데   한 달에

50만원씩   가져다 주던것도  잠깐,   또  어느  신도 할머니와

눈이  맞아서   집에도  안 온다고  한다.

 



정말  제 버릇  개 못준다는 말과   함께  사람  평생  고쳐지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우리는  묵묵…..

 



이 상차림이  경자가  사 준  30,000원 짜리  일식이다.

다른 사람의  300,000짜리  보다   더  귀한   음식이다.

 



모두  경자에게  더는  묻지  않는다.

대신  팔순이니  자식들에게  수금  얼마나  했느냐고  농담섞인

질문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그런  남편하고도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딸 둘은  서울에서도  이름난  대학의  미술학과를   나와서   지금

학원을  하고  있고   아들도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살아가는데는

불편없는  돈을   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편이  아파서  누워  있는것  보다는  딴여자와  살아도

건강해서  좋다고  한다.   그 여자와  살고  부터는  일년에  딱  세번,

설과  추석,  그리고  자기부모  제삿날은   집에  들리는데    말  한마디 없이

밥만  차려 준다고…..

 



 

 

특별히  경자가  천사라기 보다  우리들  나이의  사람들은  이렇게  산 사람이

많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남편의 구두까지  닦아 주었던   우리들,   그 모진

세월의  보답으로   노년의  밥 걱정은  없이  사니   이것도  복이라면

복이겠지.

 

경자야!

아프지 말고  건강해라.   그리고   그 남편도  병들어서  찾아오지  말아 주기를

우리는  빌고  또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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