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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여든다섯, 내 언니의 순애보

by 데레사^^ 2017. 7. 30.

형부가 많이 아프다.

내려 가 뵈어야 하는데  내가  아직도  감기를  달고  있으니

가 볼수도  없고   애만 끓이면서  언니와  전화로  계속   주고 받는다.

 

열흘쯤전  언니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  니네 형부 입원했다.   집에서  자꾸  쓰러지길래  병원으로  옮겨서

검사했는데,  당뇨 합병으로  콩팥과  간이  다  망가져서  힘들다” 고.

 

그런데 입원비는  사위네 직장에서  부양가족으로 되어  있어서 전액

나오는데 하루  10만원의  간병비를  감당할 수가  없을것  같아서

아무래도   경과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하겠다고  하드니

며칠전  요양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화가  왔다.

 

요양병원은  병원측에  간병인이  있기 때문에  따로  간병인을

쓸  일도  없고   병원비도  많이  안든다고   하면서  한시름  놓는

기분이드니   어제 저녁에  또  전화가  왔다.

 

하혈을  해서  요양병원에서는  감당이 안되어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고 하면서  언니는  요양병원에  그대로  있다고  하는게

아무래도  이해가  안되어서,   오늘  아침   눈뜨자 마자  전화를

걸었다.

언니  어디 있느냐는  내 물음에  “여기 요양병원이다”  대답한다.

“아니, 언니가  왜?   형부가  대학병원으로  옮겨 갔는데  언니가

왜  거기 있어?”   했드니

“나도  요양병원에  입원했거든”   한다.

 



 

설명을  들어보니  내용인즉  이렇다.

간병인이 있어도 형부가 정신은  멀쩡하니까  언니를 집에  못가게  한단다.

집에만  올려고 하면   붙들면서  운다고.

그러나  병원측에서는  환자 아닌 사람이  병실에서  밤을  세울 수  없다고

집에 가라고  해서 할 수  없이  2인실에  형부와 함께  입원  했다고 한다.

 

그러면  지금  형부는  그곳에 없는데  언니는  왜 남아 있느냐니까

대학병원에서  어느정도  안정이 되어  이곳으로  다시 오면   함께

있을려고  병실을   안 비운다는  대답이다.

 

여든다섯의  언니도 몸이 많이 불편하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지팡이에

의지해서  겨우  쓰레기나  버리러  나가는  정도다.

그래도  어쨌거나  현 상태가  형부보다는 조금  나으니까  요양병원의 같은

병실에  입원해서  수발을  들기로  했나 본데   참으로  갸륵한  순애보다.

 

평상시  꿀 떨어지던  사이도  아니었고,   형부는   언니에게   물 떠와라,

커피갖고 와라,  재털이 비워라,  신문 갖고 와라  등 등 ……..

하루종일 심부름만 시켜서 맨날  지겹다고  입에  불평을  달고  살았는데

막상   덜컥  눕고 보니  애잔한  마음만  가득한것  같아  보인다.

 

부부란  결국에는  측은지심으로  산다드니   그 말이 딱  맞다.

평생  종노릇만  했는데도   떠나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그래서  자기몸이  아무리  불편해도   옆에  있어 주기라도  해야지

않겠느냐고  하는   울  언니,    언니의  순애보에   좋은  화답이  있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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