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두세시간을 잤을 뿐인데도 머리가 맑다.
여섯시쯤 우산을 받쳐들고 오랜만에 산책을 나섰다.
여름감기로 한 일주일 끙끙 앓느라 운동을 못했드니
중부지방이 더 풍성해진것 같아서…..
비가 내려도 엄청 내린다.
그래도 덜 더우니까 살것 같다. 모처럼 만의 산책길이라 즐겁고
기분이 좋고, 아프고 나니까 세상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ㅋㅋ
광주에 살고 계시는 형부가 많이 아프다.
당뇨합병증으로 입원했는데 신장을 비롯하여 모든 기능이 다
망가지고 욕창까지 생기고 있다고 언니가 울면서 알려왔다.
진작에 뵈러 가야 하는데 감기가 심해서 엄두를 못 냈는데
주말 지나고 다음주 중으로는 세상없어도 다녀와야 겠다고
다짐을 한다.
감기때문에 돈 다 내고 예약 해 놓은 호텔을 돈도 돌려받지도
못한채 취소를 하고, 아들은 휴가까지 냈는데 못 떠나서
더운 방에서 땀을 질질 흘렸으니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감기때문에 계획을 취소 해보기도
처음이다. 이게 바로 늙었다는 증거겠지만.
아무래도 올 여름은 피서는 집에서 해야겠다.
광주 다녀오고 나면 어디 가고 싶은 마음도 없어질것 같다.
형부는 지금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까?
늙는다는것, 그리고 죽어야 한다는것, 싫다.
이 길을 왕복하면 1,500 보다.
오늘은 딱 세번만 왕복했다. 4,500 보 걸었으니 저녁에 나와서
만보 채워야지…
지금도 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중국어 공부 다녀와서 모처럼 집에서 반찬도 좀 만들어서
휴가도 망쳐버린 아들과 함께 점심이나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