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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친구 영순이의 팔순

by 데레사^^ 2017. 7. 7.

친구중에  영순이가  제일  먼저  팔순을  맞이했다.

그동안  잘 살아 온것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한 턱을  낸다고

우리들을   분당에  있는  꽃달임이란  한정식 집으로 초대를

했다.

환갑때는  영순이가 먼저 하이야트 호텔  뷔페에  초대를  했기에

우리들도  돌아가면서  그곳에서  환갑턱을  내었고

또  칠순때는  분당의 일식집에서  차례대로  턱을  냈는데

이번에는  스타트가  한정식집이니  계속  이 집에서  먹게 될거다.

 



남서울 골프장  부근에  있는데  이렇게  들어가는  입구가 레드카핏으로

깔려있고   종업원들의  서빙도  참  좋다.   물론  음식도  맛있고.

 



친구는  기세좋게   서빙하는  사람에게  만원을  팁으로  주었다.

 



사진을  싫어하기에  이렇게  희미하게…..

오른쪽이  영순이다.

 

우리때는  같은  동창이라도  나이 차이가 5년 정도는  났다.

가장  나이 많은  영순이가  스타트를  끊으면  5년후에야

잔치(?) 가  끝난다.    그때는   형과 아우가,  삼촌과  조카가

한 반인  경우도  많았다.

 



이 음식점은  실내장식도  아깃자깃  하다.

 



테이불 셋팅도  이렇게  멋지게 깨끗하게….

 



영순이는  26,000원 짜리  한정식을  주문했다.

 



봉투를  건네며  우리는  축하의  인사를  했다.

” 영순아,  10년 후  구순때도  너가  먼저  좋은데서  밥 사라”

”  그때까지  아프지 말고  운전대도  놓지 마라”

”  남편 몫까지   오래오래  살어”

”  사랑한다,  치매는  걸리지  말자”  ……

이렇게  격식에도  안 맞는  제멋대로의    축하인사지만   우리는

하하하하  호호호호로  즐겁기만   했다.

 



영순이의  남편은  월남전에서  전사했다.

파월전 훈련시  수류탄이  터져  부하들을  살릴려고  자기 몸을

덮쳐버린  분이다.

우리 국민들이  다 아는  그런  훌륭한  남편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을려고  꽃다운  이십대에  혼자 되었지만   자기를  잘  절제하면서

살아 왔다.  유복자인  아들도  이제는  남매의  아버지로  자랐고

손주  둘도  어느새 대학생이다.

 



영순아,  그간  힘들었지만  참  잘 살아왔다.

우리는  맥주  반 컵씩을  마시며   축하의  박수도  보내고

울컥   치솟는  감정을  다스렸다.

 



 

나도  2년후면  팔순이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수도  없고   고장낼수도  없는게  좀  안타깝지만

이제는   좀  덜  아프게 사는법이나  부지런히 터득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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