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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언니의 노년

by 데레사^^ 2017. 5. 24.


하나뿐인  언니는  나보다 일곱살이 더 많다.

그래서  엄마가  돌아가신 후는  언니같기도  했고  엄마같기도

했던  그런  내 언니다.

 



( 이 사진은 5년전쯤  영덕을 갔을때  언니가 다녔던 영덕초등학교앞

에서  찍은거다.  이때만 해도  언니는  여행도 다녔다)

 

지금  우리나라 나이로 85세.

나와 달리  언니는  경주가  알아 줄  정도로  인물도  빼어났고

노래도  잘 했고  무용도  잘했다.   물론  공부도  우등상을  탈

정도로는  잘 했고.

 

언니는  청송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다  결혼을  했다.

결혼하고는  전업주부로만  살다가   늙으막에  게이트 볼을

배우면서   1급심판  자격증 까지  따서  전국대회에  심판하러

활기차게  많이  다니셨다.

그런  언니가  팔십을  넘으면서  이런 저런  병에  시달리드니

결국은  그 좋아하던  게이트볼도  못하고   집안에만  있는

환자가 되어 버렸다.

 

언니를  생각할 때  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광주에 살고 있으니

자주 가 볼수도  없지만  전화는  거의  매일  한다.  그러면  언니는

늘  운다.  어디가  아프다고  울고,  너가  돈 보내줘서  고맙다고

울고,   돌아가신  엄마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울고,  게이트볼장에

한번만  나가봤으면 하고  운다.

 

몸이  늙는다는건  마음도  늙는거고  몸이  아프다는건  마음도

아픈거다.   한없이  약해져 버린  언니를  생각할 때 마다

멀지않아  내게도  닥칠 일  같고,  이제  회복은  바라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 진다.

 

그러나  내가 해줄수  있는건  몇가지가  안된다.

이따금  용돈  조금  부쳐주는것과   옷이나  신발등을  사서

보내주는것  정도다.

몸이 부자유스러우니까  해 줄수  있는게  정말  없다.

 

언니와  동갑인  형부도  당뇨 합병증으로  많이  불편하다.

그래서  그  케어를  언니가  하고  있다.  자기 몸도  불편한데도

형부까지  돌보니  그  고통을  말해 무엇하랴.

바라건데   언니와  형부가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조금이라도  움직이는데  자유스러워졌으면   하지만  그건

희망사항일뿐……

 

흐르는 세월이  참  무섭다.

청춘을  돌려다오  라고   소리치고 싶은  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