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롯데마트에 갔다가 겪은 일이다.
계산대 바깥에 잠시 서 있는데 앞에 있던 젊은 여자가 갑자기
뒷걸음을 치는 바람에 내가 넘어져 버렸다.
정확하게 표현해서 비틀거리며 시멘트 바닥에 주저 앉아 버렸다.
그런데 그 젊은 여자가 돌아 보드니 하는 말
“내가 약간 건드렸는데 왜 넘어지세요?” 한다.
그것도 어이 없는데 또 옆에 서 있던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오시드니 “그러길래 왜 지팡이를 안 짚고 다녀? 지팡이를
짚으면 안 넘어지잖아?” 한다.
이런것도 말이라고 하는건지?
다치지는 않았으니까 일어나서 그 젊은 여인에게 말했다.
“누구든 실수로 남을 넘어지게 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사람이 넘어졌으면 손잡아서 일으켜놓고 어디 다친데는
없느냐고 묻는게 순서 아니냐? 당신의 느닷없는 뒷걸음에
내가 넘어졌잖아?” 하면서 알아듣게 얘기 했드니
그제사 “미안해요” 하면서 도망을 가 버린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던 할아버지도 머쓱한지 비틀거리며
가버리고..
어느핸가 일본 어느 절에서 찍은 수국 사진이다.
이 수국은 붉게 피다가 점점 보라색 비슷한 파란색으로 변하다가
다시 붉은색으로 변하는게 참 예쁘다.
꽃은 이렇게 변덕스러워도 예쁜데 사람이 변덕스러운건 싫다.
사람이 봉변을 당할려니 참 우습게도 봉변을 당한다.
설사 내가 자기에게 부딛쳐서 넘어져도 일단은 일으켜 세워서
다친데는 없느냐고 물어보는게 인지상정일텐데 자기가 넘어지게
해놓고는 나더러 넘어졌다고 나무래니, 참 어이가 없다.
미안합니다. 한마디가 그렇게 하기 어려운걸까?
아니면 내가 억지춘향으로 치료비라도 내 놔라고 할까봐
지레 연막을 친 걸까?
우습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했지만 다치지 않았으니
괜찮긴 하다. 뒤로 넘어져서 허리를 다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긴 하다.
이럴때 일본사람들의 “스미마셍” 이나 미국인들의 “Sorry” 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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