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꼼짝을 안하고 집 안에서만 있었다.
간간히 눈발도 날리고, 무엇보다 길이 전부 빙판으로 변해서
미끄러질가봐 겁이나서 나갈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11층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니 천지가 눈이고 천지가 얼음이다.
앞 베란다에서 본 풍경이다.
봄에서 가을까지 백일홍에서 부터 풍접화, 코스모스를 피워서
즐겁게 해주던 꽃밭에도 눈이 하얗게 쌓여있고 농수산물
시장쪽에도 대목인데도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뒷 베란다에서 내려다 본 아파트 마당이다.
경비아저씨들이 쓸어낸다고 고생을 했는데도 저렇다.
새벽마다 즐겨걷는 나의 산보길도 눈에 덮혀 있고 지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날씨가 따뜻할 때는 사람으로 미어터지는 길이
한산해서 길인지 아닌지 구별도 잘 안된다.
어제 한 일이라고는 TV 다시보기로 “불어라 미풍아” 연속극을
1회부터 13회까지 몰아서 본것 뿐이다.
주말극이니 한시간 방영인데 무려 열세시간을 TV만 봤다니….
이상한 나의 TV 보기 버릇.
처음에는 안 보다가 누가 재미있다고 하면 그때 부터
TV 다시보기로 해서 끝까지 한꺼번에 봐 버리는 버릇때문에
돈을 내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슴 졸이는 일 없이
보고싶은대로 보는 재미도 괘찮긴 하다.
오늘도 아마 어제같이 비슷할거다.
햇볕은 쨍하지만 천지가 빙판이다.
TV, 다시보기 기능이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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