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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섣달 그믐날에

by 데레사^^ 2017. 1. 27.


까치 까치 설날인  섣달  그믐날이다.

이제  차례 장 볼건  다  봐 두었으니   좀 있다  천천히

만들기만 하면 된다.

나물  몇가지 하고  탕국  끓이고  생선찌고   전  좀  부치면 된다.

간단하다고  하면  아주  간단하지만   이  차례음식  장만이라는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이고   돈도  제법  많이  든다.    그래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명절이  괴로운날이라는   인식이

가슴에  박혀  버렸다.

 

그래서  2대째  외동인  우리집  제사도  이제  좀  바꿔야 겠다고

생각한다.   내일  딸과  사위가  오면   아들까지  앉혀  놓고

의논겸  선언을  할려고  한다.

첫째   제사는   설과  추석,  두번으로  하고

둘째   조상들의  기제사는   다  없애고   너희 아버지 (내남편) 는

그날  식구가  모두 모여  산소 다녀오고  성당  연미사로 끝내자고.

그러나  이것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만이다.

내가 죽고 나면  그때는  저희들  뜻대로 해라

 

조상들이라야  솔직히   나도  시어머님밖에   모른다.

시아버님이나   시조부모님은   얼굴을  뵌적도  없고   모두들

돌아가신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내가  계속  살아 있다면   그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간단하게

제사를  지내도  되지만  내가 죽은후   장가도  안간다는  아들이

제사를  지낼리도  없고.  딸은  시집에서도   안 지내는  제사를

친정을  위해서  지낼리도  없다.

딸네 시집은  독실한  크리스챤이라  명절에  기왕에  하는 음식에

기도만  하는데   친정제사를  맡으라고 할수는   없다.

 



밖을  내다본다.    한며칠  집에  갇혀  지냈으니   나가서  한시간쯤

걷고  들어와서  음식 만들어야 겠다.

 



우리동네  나의 산책로는   아직도  이렇다.

그러나  한쪽은  눈이  치워져서  미끄럽지도  않고   좋다.

오늘  새벽은  덜 춥고   길이 녹아서  한시간을   걷고  들어왔다.

걸어면서도  내내  생각했다.

제사를  이렇게  정리해 주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고.

 





조상님들께는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럽지만   앞으로 살아 갈

내 아들, 딸을  위해서는   이렇게  정리하지 않고는  안될것

같아서   내딴에는  중대결심을   했는데…..

 




집에  혼자 있을때는   아무렇게나  먹지만   아들이  집에 있을때는

반찬을  좀  풍성하게 해서  먹는다.

솔직히  혼자서   밥 먹을때는  냉장고에  있는  반찬도  꺼내기

싫어서  김치 하나만  달랑  꺼내놓고  먹을때가  많다.

 

세월은   이렇게 속절없이  흘러가고   나도  생활  모든 부문을

정리모드로   들어갈려고  한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건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