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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목화꽃을 보며

by 데레사^^ 2016. 10. 11.



동네 초등학교  화단에  목화꽃이  피었다.

아침 산책길에 우연히 들렸드니  제법 몇 송이의  목화꽃이   빗물을

머금은채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는게 아닌가.

학교니까  관상용으로  심은건  아닐테고  아이들에게  교육용으로

심었을게다.

 



어릴적에는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었지만  최근들어서는  목화꽃을

본 기억이  없다.   노랫말 속에서나  들어 보았을뿐.

 



그런데 자세히 보니  꽃이  참  예쁘다.

색깔도 흰색,  연노랑색,  그리고  연분홍색으로   그 어느 꽃 보다도

곱다.

 



이 꽃이 지고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익어서 터지면  그 속에서

하얀  목화솜이  나왔었지.

엄마는   벌어진  열매속에서  하나 하나  목화솜을  꺼내서

씨앗과  솜을  분리하는  일을  한 후에  물레로   실을   만들어서

베틀에다  무명을  짯었는데,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또   손으로

바느질을  해서  옷을  만들어  입히곤  하셨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6,25 전쟁 이전까지는  우리는  여름이면 삼베옷,  겨울이면  무명옷으로

살았다.  간혹  명절에  명주옷을  얻어 입긴 했지만.

흰무명 옷은  때가  잘 탔다.  얼마  안 입으면  새까매져서   벗어 놓으면

양잿물에다  삶아서  빨아서  또  옷을  새로  지어서 주시곤  하셨는데

이제는   추억속에서만   그 시절이  존재할 뿐이다.

 



이 열매가 다래다.   익기전에  따서 먹으면  달콤했었다.

저 열매 하나  하나가   솜을  피워내는데  어린  우리는  그저  단맛에 취해

학교  파하고  오는길에   아무밭에나  들어가서  멋대로 따먹곤  했었다.

그러다   들켜서  혼 나기도 하고….

 

그런데  저 다래가 익어서  솜을  피워 내면  그걸  씨앗과  솜으로

골라내고….  그리고  그 씨앗으로는  기름을  짜서 먹었다.

요즘처럼  식용유가  흔했던  시절이  아니니   무명씨  기름도   먹었다.

 

아무리 지금이 헬조선이니  뭐니 하지만  그 시절,  그 때와를  비교해 보라.

얼마나  편하고  배부른가?

우연히 들린  학교 마당에서  만난  목화꽃을  보니   가난했던 어린시절의

추억과  더불어   무척 고단하고 힘들었던  삶을  살다 가신  부모님

생각이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