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감기에 걸렸다.
지독한건 아니지만 콧물도 흐르고 기침도 나고 무엇보다
몸이 쑤신다. 추운 겨울도 잘 견뎌왔는데 하필이면
이 여름에 감기가 걸리다니… 자신이 생각해도 좀 우습다.
수영장 물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겨울의 수영장 물은 오히려 따뜻한데 요즘은 여름이고
온수를 섞어 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감기에 걸린게 아닐까
하고 생각 해 본다.
애꿎은 고등어에게 미세먼지를 뒤집어 씌운것 처럼 나도
애꿎은 수영장 물에 내 감기원인을 뒤집어 씌워 본다. ㅋㅋ
수술날을 정해놓고 의사는 감기걸리지 말라고 했는데 하필
이때사 말고 감기에 걸려 버렸으니, 그것도 연휴중에 걸려서
병원도 못 가고 집에 굴러다니는 먹다 남은 감기약들을
다 줏어 먹어가며 오늘 병원 문 열기를 기다렸다. 의사는
항생제를 쓸 정도는 아니라고 그냥 약만 3일치를 주었다.
그 안에라도 혹시 더해지는 기미가 있으면 병원에 다시 오라고.
약 먹고 아무것도 안 하고 딩굴딩굴 했드니 지금은 많이 좋아진것 같다.
오늘은 모든 외출 다 중지 해버렸다. 일어공부도 안 가고 푹 쉬었다.
살아오면서 침대를 사용하지 않았다.
한국식으로 방바닥에 요 깔고 한 평생을 살았는데 갑자기 침대로
바꾸고 나니 잠이 오질 않는다.
허리 수술을 한 선배(?) 들이 수술하면 방바닥에 그냥 못 들어
눕는다고 침대와 의자를 사라고 해서 바꾸긴 했는데 익숙해
질려면 한참 걸릴것 같다.
아, 늙는다는건 서러운건가 보다.
잠도 잘 안 오고, 아픈 곳도 많아지고…..
젊어서 고생 고생해서 약간 저축했던 돈들은 이제 병원에다 다 갖다
바쳐야만 할것 같다. 죽는것도 공짜로는 못 죽고 한 2,30년 병원에
돈 갖다 바쳐야만 죽는다드니 그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비라도 한바탕 쏟아졌으면 좋겠다.
자정이 지난 시간인데도 후덥지근 하다. 감기 때문에 선풍기도
못 틀겠고 부채질은 팔 아프고…..
그래도 다시 한번 잠을 청해 봐야지, 침대 위에서도 잘 수 있다는걸
보여줘야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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