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원도 여행은 목적지도 없이 숙소만 예약해 놓고 떠났다.
강릉의 메이플 리조트, 방안에서도 해뜨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바로 길만 내려서면 염전해변이 있다기에 바다나 실컷 보고
오자는게 목적이었다.
집에서 9시에 떠났드니 숙소 체크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우선 경포해변부터 찾았다.
경포해변은 파도와 넓은 모래사장 에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 쌓여 아늑한 느낌을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림같은 경포해변, 해수욕철도 아닌데 사람이 많다.
자세히 보니 고등학생들인듯, 수학여행을 온 것 같다.
아직 보트는 비닐을 뒤집어 쓴채 세워져 있다.
나도 해변으로 내려 섰다.
지팡이를 꺼내 연습을 해보니 훨씬 편하긴 하다. ㅎ
모터보트를 학생들이 타고 왁자지껄하게 지나간다.
일부러인듯 배는 뒤집어 질듯이 아슬아슬하게 턴을 하면서
가까운 곳만 돌고 있다. 학생들의 함성도 높아졌다 낮아졌다 한다.
나도 저 학생들 속에 끼어 본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드니 인천에서 왔다고 한다.
재미있게 노는데 방해가 되면 안되니까 모래톱에 앉아서
쳐다보는것으로 만족한다.
그네가 타고 싶은데 자리가 비질 않는다.
저 학생들을 보고 있으려니 내 젊은날의 해운대가 생각난다.
해운대에서 우리도 저렇게 놀았었는데…..
여름이면 텐트를 쳐놓고 며칠씩 묵으며 족구도 하고 수영도 하고
책도 읽고, 그러면서 임해 트레이닝이라는 근사한 이름을 붙이곤
했었는데, 젊은 저 아이들이 부럽다.
오늘 바다는 잔잔하다.
경포해변은 파도가 아름답기로도 소문난 곳인데 파도가 없다.
아, 청춘들의 바다 ~~
아이들은 옷을 입은채 바다로 뛰어 들기도 하고 모래톱을 딩굴기도
하면서 거리낌이 없다. 보는것만으로도 즐겁다.
바다가 좋다.
바다나 실컷 보고 가야지 ~~
이번에는 오죽헌도 선교장도 안 들릴거다.
몇군데 해변만 돌면서 바다냄새만 맡고 갈거다.
경포해변 좀 못 미쳐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낸 맛집에서
점심으로 먹은 막국수다.
3,000원 짜리 메밀전, 우리 동네에서는 6,000원 하는데 이 곳은
반값이다. 값이 왜 이렇게 싼거야?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리는듯한 기분이다.
해변을 걸을 수 없어서 모래톱에 그냥 주저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너무 좋다.
동해로 오기를 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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