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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이야기

분위기도 차 맛도 딱 내 스타일, 청계사 찻집

by 데레사^^ 2016. 3. 12.



차 한잔을 마셔도  찻집 분위기가 좋고  장식품들이 아깃자깃하고

거기다  사람들까지 친절하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의왕시의  청계사 경내의 찻집,   느낌으로 볼때는  절에서 직접 경영

하는것  같고  일하는 사람들은  봉사자인것  같은데   딱 내  스타일에

맞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반겨주는  글 귀  무문(無門)이 시선을 확 잡아 끈다.

 



다섯명  일행들이  저마다  감탄을  소리를  내며  좁은  공간이지만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나도  양해를  구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바깥으로  청계산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이렇게 예쁘게  연꽃잎도  띄워 놓고….

 



 



안에  차 끓일물을   담아놓은 항아리와  수도도  보인다.   일반 수도가

아니고  절의  약수를  끌어다  놓은것이라고 한다.

 



찻잔을  뎁히고…

 



 



둘러봐도  다   마음에 드는것 뿐이다.

 



 



차 재료들이다.  국화말린것도 있고  오미자 말린것도  있고   온갖

차 종류가  다  있다.

 



천장과  벽  전체가  편백나무라고  한다.  편백에서  내뿜는  향이

우리 몸에 좋다고.

 

우리 일행도  자리를  잡고  앉아  차를  시킨다.

무슨  차를  시킬까고  물었드니   그냥  계시면  여기서  파는  차  종류대로

끓여서 드리겠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차 뷔페인가?

 



처음  나 온  오미자 차다.

새콤하고 달콤하고  어쩌면 쓴듯도  하고…

커피를  좋아해서  어딜가도  커피만  마시는  성자도  아무말없이  마신다.

우리는 분위기에 반하고  차맛에 반해서   또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일행 다섯중   한명인  남자, 정식이를  놀려대다가

내가 웃으면서  차 봉사자에게  말했다.

” 우리는 초등학교 동창인데  얘네 둘은   코흘리게 시절부터  연애  해서

결혼하고  그리고  요렇게 잘 사는  커플이라고”

그랬드니  이 분은  한 술  더 뜬다.

나도 초등학교  동창하고 결혼했으면   좋았을걸,  후회됩니다 하고….

주거니 받거니  시간은  잘도  간다.

 



국화차가  또  나왔다.

배는 부른데  또  마신다.   그리고  수다는  이어진다.

여자 네명중  둘은  4,5년전에 위암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둘 다  지금

멀쩡하다.  치료가  아주 잘된  케이스다.

그 둘중 한사람이  점심을  사고,  여기 차값은  내가 내기로 했다.

 

우리는 또  서로  아픈 얘기들을  꺼낸다.

유일한 남자, 정식은  최근에 손목수술을 했다.  무엇때문에 했다고

들었지만  금방 잊어 버렸다.  아무튼  손목이 잘 안 움직여서  수술했다고

했다.   나는  며칠 후에 받을  대장검사와  위장검사를  걱정하고…

대장검사는  검사자체는  별것 아닌데   전날  먹어낼 그 많은  양의 물이

걱정이다.   몇년전  검사할때  입으로  물이 도로 나오기도 하던데   하니까

모두들  맞장구 쳐 준다.  정말  물 먹기가  힘들다고.

 



마지막으로  나온  보이차다.

 

이렇게  세가지  차를  배가  터지게  마시고,   얼마냐고   했드니

1인당  5,000원씩으로  계산해서  불전함에  넣어 달라고  한다.

다섯명의  차값 25,000 원을  꺼내 불전함에 넣으며  내 생전 처음으로

불전함에  돈을  넣어보는  영광을  누렸다.

 

기분 좋은날이다.

모처럼   먼 옛날 친구들을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떨고

절구경 까지 했으니,   아주 운수 좋은날이다.

사는게 뭐 별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