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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병원순례의 날

by 데레사^^ 2016. 2. 24.


2016, 2, 23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내다 보니 간 밤에 내린 눈이 여기저기 보인다.

병원예약이 두 군데나 있는데 약간 귀찮은 기분이 든다.

그래도 안가면 안되는 곳이기에  두꺼운 오리털 파커를 입고 모자에

장갑에 목도리까지  갖춰서  집을  나섰다.

아침 9시 조금전이다.

버스   한 정거장의 길이니  걸어서 간다.

 



이른 아침이라 동네공원에  채 녹지 않은  눈이 보인다.

걷기 운동하는 사람들도 안보이고  조용한게  날씨 탓이리라.

 



병원에 갈 때는 아무도  안 만나는게  귀찮지 않아서  좋긴 하다.

이웃을 만나면 왜, 무슨일로, 어느병원 등  묻는게  많아서  대답하기가

좀  싫어서이다.   몸이 점점  종합병원으로 변해가면서  다니는  병원이

많아지다 보니 병원에 간다는  말이  하기가  끔찍해서이다.

 



안과는  대만원이다.

아이들이 많아서 물어보니  봄방학이라고  한다.

걸어 오면서  낙엽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들을  봤으니   봄도

멀지 않았으리라.

 

안과에서는  종합적인 검사를  했다.   시력검사에서  부터

안압체크,  그리고  시야검사,   나머지는  무슨 검사인지도  모르는

검사를  간호사에게  이끌려 다니면서 한 40여분간  걸렸다.

그리고 의사면담.

“작년과  변화가  거의 없어요”  로  라는 말에   안심했다.

우연찮은 일로  안과에 들렸다가 한쪽 눈에는 녹내장,  양쪽 눈에는

백내장이 시작되는걸 발견한게  한 5년 되었나 보다.

의사는 두 달에 한번씩  체크하면서  지켜보자고,   아직은  크게

염려할게 없다고  진찰소견을  말했던 그 5년전서  부터   규칙

적으로  체크하고  녹내장인 눈에는  안약을  넣고  있다.

진전이 없다고,  지금처럼  생활하면 되겠다는   안심멘트를

듣고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룰루 랄라…..

 



그리고  산부인과.

젊은 여자의사가  아주 자상하고 친절해서  이 병원에 다니는지도

5년쯤 된다.   초음파로  몇가지 정기적인 체크를  했는데  여기서도

작년과  변화가 없다고  내년에 다시 보자고 한다.

갑상선의 물혹도  크지 않았고  나머지 검사결과도   좋다는  말에

안심.

 

집에와  TV 다시보기 기능으로  TV 조선의 엄마의 봄날을  본다.

강남의 한 정형외과에서 재능기부의 방식으로 시골의 할머니들

에게  허리 펴는 수술을 해주는 프로인데  여든이 넘은 분들이

그 어려운 수술을 견뎌내고 굽었던 허리를 쫘악  펴면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내용들이다.

나도 척추관협착으로  몇년째  이 병원,  저 병원  다니면서

치료해도 잘 낫지를  않아서  고생하고 있는데  저 병원엘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고령에도 수술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가져본다.

 

병원순례의 날

오늘은  안심이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