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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모습

공부보다 노래, 우리들의 중국어 수업

by 데레사^^ 2016. 2. 27.


우리동네 주민센터에서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것이  작년 7월 부터,

그러니까  이제 겨우  8개월째에  접어든다.

학생 스물여섯명중  남학생(?) 이 세명뿐 모두가   여학생(?) 들이다.

연령대는 30대에서 부터 70대까지 분포되어 있어,  어울리지

않을것 같지만  교실에서 우리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나  젊은엄마나

다  똑같은  철부지 학생이 되고 만다.



처음 한시간은 선생님 말씀도 잘 들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다.

그런데 두째 시간  중간쯤 되면  여기 저기서 몸을  배배틀어 대며

선생님   창꺼 (唱  歌)  하는 소리들이 터져 나온다.

창꺼는 노래를 부르다라는  중국어이다.

공부하다 말고  창꺼 하면  선생님도  어쩔수 없이  그러세요  한다.

이때야 말로 우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룰루랄라 다.   ㅎㅎ

 


노래는 주로 등려군의 노래다.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등려군의

노래는 참 감미롭고  아름답다.

우리는 그의 히트곡 월량대표 아적심이나 첨밀밀  외에도 나 그리고 당신도

부르고 야래향도  부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공부시간의  책은 배워놓고도 매일 더듬거리며 읽는

사람들이 노래는  배운 단어보다도  안 배운 단어가 더 많은데도 틀리지도

않고 잘도 부른다.

가사를  안 보고  잘 도 넘어가는  우리들을 보며  선생님은  웃기만 한다.

 


공부는 월요일과  금요일,  하루에 두시간씩이다.

열시부터 시작하는데  첫 시간을  마치고  두째 시간  11시 30분쯤   되면

눈도 침침 해 오고  머리도 지근지근해 지고  하니까  창꺼만  외쳐대는데

그 시간이 또 그렇게 재미 있을 수가  없다. ㅋㅋ

 


아침에 가방들고 나오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들이 가끔 그런다.

그 나이에 공부해서 뭐 하느냐고?

솔직히 아무것도 할건 없다.  어디 써먹을데도 없고….

그냥 공부하는게 좋아서,  아니 외국어 공부가 치매예방에 좋다고 해서 가

굳이 이유라면  이유다.

 

아, 딱 한번 써먹긴 했다.

지난번  싱가폴 갔을때  시장 과일가게에 들렸는데  처음보는 과일이  있어

이게 뭐냐고 영어로 물었드니 못 알아듣는 것이었다. 싱가폴 사람들이라고

다 영어를  아는건 아니었다.  공부를 하지 않은  나이 든  사람들은  각 자

자기민족의 말을  쓰고 있는데  그 사람이 중국인으로  보여서

내가  ” 쩌 스 셤머밍즈?”  했드니  “로즈 에플”하고  가르쳐 주는것이었다.

6개월  배워서 딱 한마디 써먹어 보고는  돌아와서 자랑질도 했었다.

 

앞으로  한마디도 써 먹어볼 일이 안 생기드래도  나의  중국어 공부는

쭈욱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학생들의  창꺼도  계속  아름다운  화음으로  흐를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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