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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물 컵을 쏟아 놓고, 생각이 많네

by 데레사^^ 2026. 8. 15.

      일기예보는 분명 비가 올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빨래도 안 하고 있는데

      무덥기만 하고  비는  내릴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요양사는  연휴니까  오늘부터  쉬고,  아들도  일이 없는  주말이라고

      멀리로  등산을  가 버렸다.

      혼자서 잠시 바깥에  나갔다가  너무 더워  도로  들어와서  점심을 먹고

      물을  마시다가  컵을  떨어뜨려 물을 쏟아 버렸다.

      쏟아진 물은 왜 그리 많은지,  타월 세 개로  겨우  닦았다.

      나이드니  왜 자꾸  물건들을 떨어뜨리는지  모르겠다.  모든  기능이 

      정상궤도를  벗어나는 것 같다.

 

       어제의  하늘이다.

 

       십자가  보이는 건물이  내가 다니는  평촌성당이다.

       집에서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큰 도로를 건너야 되고  시장통을  통과해야 되고

       육교를  건너야 되고,  그래서 요즘은  가질 못하고 있다.

       남의 차 얻어 타고 다니는 것도  저쪽에서  먼저  손 내밀면 모르지만  내가 먼저

       태워달라 하기도 민망하고  그렇다.

 

       역시 어제의 하늘

 

      밖에는  못 나가지만  집안에서 TV 만  보기도  머리 아파서  집안을 

      구석 구석  살펴보니  아들이 쓰는  화장실이  너무 더럽다.  세상에서

      지가  제일 깨끗한 듯  설치는  아들도  자기 화장실  청소는  잘  안 한다.

      그래서 서서 하는 부분은  그냥 두고  앉아서 할 수 있는  타일 바닥을

      윤이나게  닦았다.  아들이 돌아와서  보고  청소한 것을  알기나 하려나?

 

      역시 어제의  하늘,  우리 집 베란다에서  찍은 것이다.

 

      나보다  두어 살 더 많은 이웃 할머니가  요양원으로  갔는데 사람들이

      수군거린다.  보기에 그다지  상태가 나쁜 것도  아니고  지팡이  두 개를  짚고

      꽤  오랫동안  걷기 운동도  매일하고 정신도  멀쩡했는데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사정을  아는  이웃이 "지가 영감  그 정도일 때  가기 싫다는 걸  억지로

      보냈으니  그  되갚음 받는 거지"라고 한다. 

      하기는  몇 년 전에  소문이  자자했었다.  그다지 상태가 나쁘지도 않은 영감을 

      억지로 요양원 보내는데  첫날은  큰 아들이 데리고 갔다가 안 갈려고 하는 바람에

      도로 모시고  왔는데  그다음에  다른 아들이 데리고 가서  요양원에  맡겨 버렸다고

      돈도 많은 집에서 사람 쓰지 그러느냐고  말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게 아들들의

      의사라기보다  할멈의  요구였다고,  그래서  그  되갚음을  받는 거라고들 한다.

 

      세상  참 어렵다.

      말로는 모두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때가 되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으로 가겠다고 하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선선히  가고 싶어 질지는

      의문이다.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즐겁게,  하지만  쏟은 물  닦은  타월 세 개를

      베란다에  널어놓고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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