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심심하다.
날씨는 비가 약간 내리다가 말더니 해가 비추는 것 같다가는 금방 흐려지고
종잡을 수가 없다. 창밖을 내다보니 길도 비에 젖어 미끄러울 것 같고 무엇보다
공원의자들이 다 젖어서 앉을 곳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혼자서 거실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걷다가 누워서 맨손체조를 해보다가
별 짓을 다 하고 있다.
넷플릭스로 영화를 너무 많이 봐서 이제 볼 것도 없고 식상하기도 해서 TV를
돌리다가 보니 어느 연예인 부부가 100세의 시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모습이 스치고 지나가길래 얼른 채널을 고정시키고 끝날때 까지 시청했다.

사진의 나팔꽃은 몇년전에 찍은 것들이다.
100세의 할아버지는 육군사관학교를 전쟁 전에 나오셨고 전쟁이 일어 난 날
육군소위였다고 한다. 꼿꼿하시고 정신도 맑으시고 이빨도 임플란트 두 개밖에
안 하셨다고 하시는데 또 멋쟁이시다.
손부가 차린 아침 식단을 보니, 삶은 계란 한 개, 제철 과일 한 접시, 군고구마 한 개,
양상추 한 접시, 그리고 이것저것 다 넣은 야채주스 한 잔이다.
조간신문을 읽어가며 천천히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건강하신 할아버지도 훌륭
하시지만 그 할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손자내외가 너무 기특해서 그 프로를
끝까지 다 봤다.
장수가 축복이 되려면 저 할아버지처럼 건강하시고 또 지극한 자손들의 효도도
있어야지 맨날 아픈 얘기만 하고 병원을 제 집처럼 드나들면서도 점점 더 나빠
지기만 해서야 절대로 축복이 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따라 해 본다고 점심에 밥 한 공기에 닭가슴살 넣은 야채샐러드와
다시마쌈, 그리고 물오징어 한 마리 데쳐서 먹었다.
누구나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고 아는데도 게을러서 안 하는 거다.
몸에 나쁜 건 줄도 알고 몸에 좋은 것도 다 아는데 매일을 그렇게 먹고
산다는 게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거든.

요즘은 장마철이라 그런지 컨디션이 더 안 좋다.
어느새 내 몸도 기상청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블로그도 할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고 내게 관한 건
모두 내 손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강릉으로 출장 간 아들이 오늘 밤에는 올 것이다.
집에 있어봤자 아들은 아들 방에, 나는 내 방에 있으면서 필요시 부르는 것 외는
딱히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아들이 오면 마음 든든한 것도
사실이다.
내일은 게 일려나? 아직 초평동 연꽃 보러 못 갔는데 게이면 초평동 갔다가
점심이나 먹고 왔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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