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일 년 동안 먹을 마늘을 사서
까서 찧어서 냉동실에 갈무리 하는 것이다.
그때 그때 마늘을 찧어서 음식에 넣어야 향도 좋고 맛도 좋다고들 하고
또 그게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마늘을 아무리 서늘한 곳에 두어도
한 두달만 지나면 싹이 나거나 썩어서 많이 사 둘 수가 없다.
옛날에는 그늘진 곳에 걸어 두고 그때 그때 찧어 먹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왜 그리 빨리 썩어 버리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햇마늘이 나오기 시작하면 먹을만큼 사서 찧어서 냉동실에다
넣어두고 일년을 먹는다.

올해도 역시 블로그 이웃인 노당님네서 두 접을 샀다.
한 접은 딸네 주고 한 접만 우리가 먹는다. 작년에 두 접을 사서 갈무리
했더니 아직도 많이 남아서 올해는 한 접만 샀다.
마늘, 고춧가루등 양념을 점점 적게 먹는 게 밥 하기 귀찮아서 나가서 먹고
오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나의 일 하는 버릇이 무슨 일이든 시작하면 한꺼번에 다 끝내버려야 하는데
그러고 나면 몸살이 난다. 그래서 이 번에는 꼭 참고 하루에 33개씩
사흘에 걸쳐서 깠다. 올해는 일부러 요양사 퇴근한 후에 했다. 마늘 까는
일은 요양사의 일이 아닌데 내가 시작하면 집에도 안 가고 거들기에 아예
보내놓고 시작했다.

이렇게 까서 꼭지를 또 잘라내고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

마늘 가는 믹서기에 약간 거칠게 갈았다.
마늘은 너무 곱게 갈면 물이 생기고 좋지 않디. 그래서 이 정도로 간다.

이런 통에 담기도 하고

지퍼락에 넣기도 해서

보온가방이다. 여기 넣어서 냉동실 한 구석에 두면 다른 음식에
냄새가 베이지 않는다.
그까짓 마늘 한 접 사서 까고 옛날처럼 팔 아프게 찧는 것도 아니고 믹서에
드르륵 갈아서 보관하는 건데 뭘 그리 힘드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내 몸으로는 이게 최고다. ㅋㅋ
김장이 일 년 농사이듯 이 마늘 갈무리도 일년 농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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