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지나고 며칠 동안 계속해서 그 나물에 그 밥만 먹었더니 속이
니글거린다. 김장김치는 이미 너무 익어 버렸고 생각해 낸 것이
봄동으로 김치를 담가보자다.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요양사가 오는 날이다.
봄동 세 포기만 사 오라고 했더니 세 포기에 3,260원 줬다면서 사 왔다.
노란 속은 좀 없지만 겉이 새파랗고 싱싱해서 김치 담그면 맛없지는
않을 것 같다.

봄동 세 포기로 담근 양이다. 점심에 먹으려고 접시에 담아 놓은 양만큼
요양사 가져가라고 다른 그릇에 담아 두고도 이 정도다.

노란 속 알갱이는 거의 없지만 파란 잎은 싱싱하다.

잘라서 물에 한 10분 정도 담가뒀다.
흙이랑 혹 모를 농약 같은 게 묻어 있으면 씻겨 나가라고.

깨끗이 씻어서 굵은소금으로 간을 했다.
씻는 건 요양사 몫, 소금은 내가 뿌렸다.
소금 뿌려놓고 20분 후에 한 번 뒤집었다가 20분 후에 씻으면
된다고 요양사에게 일러 놓고 나는 방에 와서 누웠다.

주로 김대석 셰프의 레시피를 많이 보는데 양념은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것으로 대충 한다. 설에 산 배가 너무 맛이 없길래 배를 양파와
함께 채 썰고 밀가루 풀을 쑤었다. 찹쌀가루로 풀 쑤면 좋은데 요양사가
까먹고 밀가루로 풀 쑤었다 길래 잘했다고 했다.
아무렴 어때....

마늘, 참치액젓, 멸치액젓, 통깨, 고춧가루, 매실청이 떨어져서
대신으로 올리고당 조금 넣고 김치 속을 버무렸다.

점심에 먹으려고 접시에 담아 보니 예쁘다.
맛도 내 입에는 맞고.

이렇게 한 통 담아놓고 보니 부자 된 기분이다.
셰프들이 별별 양념과 재료들을 다 쓰면서 만드는 걸 보면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하면서도 언제나 대충 집에 있는 것으로 대신하는데 그래도
내 입과 우리 요양사 입에는 맞으니까 낄낄거리며 점심을 먹었다.
그 나물에 그 밥보다는 확실히 산뜻해서 좋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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