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원래 생일은 음력으로 11월 26일이다.
요즘은 음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까 아이들이 헷갈려한다.
그런데도 선뜻 양력으로 하자 소리가 안 나오는 것은 살아온
습관 때문일 거다.
어제 일요일, 아들도 손녀도 다 집에 있는 날이라고 딸이 당겨서
상을 채리겠다고 자기네 집으로 오라고 했다. 14일이 생일인데
주중이라 다 모이기 어렵다고 해서.

딸이 생일만큼은 음식점엘 가지 않고 꼭 자기 손으로 차려 준다.
물론 몇 가지는 음식점에서 주문해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을 자기
손으로 만들어서 차려주니 고맙고 흐뭇하다.

생선회와 냄비에 담긴 소고기 샤부샤부는 시켜왔다고 한다.

생선회를 담은 일회용 접시가 생선을 닮았다.
도미와 방어와 또 뭐라고 했는데 잊어버렸다.

소고기 샤부샤부라는데 나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다.
국물도 시원하고 맛있었다.

어릴 적 엄마가 살아 계실 때는 늘 팥 넣은 찰밥에 광어미역국을
끓여 주셨다. 그리고 시집 오니 시어머님 역시 똑같은 식으로
밥을 해 주셨다.
그때는 팥 넣은 찰밥에 광어 끓여서 가시 발라내고 살코기만 넣고
끓인 미역국이 최고의 생일음식이었다.

꽃다발은 누구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고 내가 인터넷에서 가져온
것이다. 왜냐고 굳이 묻는다면 심심해서...ㅋㅋ
아이들은 내게 늘 하듯 봉투를 준다.
손녀는 자기가 케이크 사 왔다고 하고.
며칠 있다 그 돈으로 내가 맛있는 밥을 아이들에게 살 거다.
그리고 돈이 남으면 그건 내가 쓰고.
86세의 생일이 이렇게 지나갔다.
생각하기도 싫은 87세가 다가오는다는 게 그냥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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