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져서 밖에 나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경자 씨가
전화가 왔다. 얼른 나오라고, 지금 오후 1시라 걷기 딱 좋은 시간이니까
하면서 재촉을 했다.
춥다고 안 나가고 컨디션 나쁘다고 안 나가고 그러다 보면 점점 나가기가
싫어질 거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요새는 밖에 나가는 게 즐겁지가 않다.
재활치료를 열심히 해도 나아지기는커녕 후퇴하는 것 같고 한의원에서
비싼 침을 맞아봐도 꿈쩍도 않는 내 허리는 수술만이 정답인데 병원
에서도 꺼리고 나도 썩 내키지도 않아 증상치료만 하다 보니 결과가
시원치는 않다. 그러나 어쩌랴, 죽을병은 아니니 견뎌내야지....

이파리들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어도 아직도 산책로에는 단풍이 조금
남아 있다. 권유에 못 이겨서라도 나오니까 단풍도 보고, 기분도 업 되네.

농수산물 시장 가는 길목이라 김장거리를 사 갖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우리도 김장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다음 주말쯤 해볼까 싶다.

걷다가 쉬다가 수다 떨다가 하면서 3,000보를 겨우 채우고는
의자에 앉아 버렸다. 오늘은 그만하면서...




이 동네에 33년째 살고 있으면서 수도 없이 걷고 사진 찍고 했는데
이 감나무를 오늘 처음 본다. 경자 씨도 양언니도 처음 본다고 하네.
모두들 눈은 어디에다 뒀는지 모르겠다면서 웃는다. 감이 참 많이도
열렸다.

우리가 감나무를 쳐다보면서 떠들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경비아저씨가
세 개를 따서 주신다.
한 사람에 한 개씩 나누어 들고 오기 전에 세 개를 나란히 놓고 사진을
찍었더니 감이 꽤 크고 좋다.
권유에 의해서라도 나가니까 걷는데 걷기에 점점 게을러지는 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반성한다. 내일부터 다시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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