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김장이라고 하지만 옛날 같으면 장난이라고 해도 될 양이다.
김치 먹는 양도 줄고, 또 김치 없이도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세월 따라 식성이 변하다 보니 집집마다 김장을 조금씩 한다고는
하지만 이건 좀 너무 한 것 같다.
어제 목요일은 재활병원도 한의원도 안 가는 날이라 요양사와 둘이서
아침 일찍 총각무 석 단과 배추 한 포기를 사와서 둘이서 역할분담을
해가며 점심 먹기 전에 다 버무렸는데 점심을 새 김치로 맛있게
먹고 나서는 둘 다 뻗어 버렸다.
둘이 같이 판피린 한 병씩 마시고 방에 난방을 틀고 저녁때까지
누워 있었는데 요양사는 집에 안 가겠다고 우리 집에서 지금 자고 있다.
다행히 집에 남는 방이 하나 있어 요양사에게 방 하나를 주고 있다.
하루 세 시간의 일이지만 피곤할 때 쉬어가기도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니까 자기 방이 필요하기도 하고 남는 방도 있어서다.

총각무는 한 단에 5,000원씩 15,000원
배추는 한포기에 4,000원
쪽파 한 단에 8,000원 해서 27,000원 들었다.

배추김치는 딸이 주문한 고랭지 절임배추가 도착하면 한 통을 주겠다고
해서 그간 먹을 것 배추 한 포기를 썰어서 담갔다.

이 건 요양사 몫이다. 안 가져 갈려는 걸 조금이라도 가져가라고
그릇에 담았더니 총각김치는 기어이 덜어내서 볼품이 좀 없다.
배추김치 한 통을 딸이 가져오니까 총각김치는 이것으로 끝내도
될 것 같다. 사 먹으면 쉽겠지만 파는 김치의 대부분이 중국산 고춧가루를
쓰기 때문에 싫다. 나는 마늘과 고춧가루는 늘 예산의 노당님네서 사니까
색도 곱지만 무엇보다 믿을 수 있어서 좋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난방을 틀었다.
요양사 보고도 틀고 자라고 했다.
장난 같은 양의 김치를 애벌김장이라고 해 놓고 두 여자가 다 뻗어버렸으니
웃겨도 한참 웃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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