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왕송호수 부근에 갈치구이를 잘하는 집이 있는데 점심 먹으러
가자고 한다. 갈치구이도 맛있고 반찬들이 시골집밥 같아서 좋다고 한다.
나야 언제나 남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는 사람이니 주저할 것도 없이
따라나섰다.
왕송호수를 지나면서 보니 아직도 연꽃이 더러 남아 있는데 질척거리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내리지 않고 바로 음식점으로 직행했다.

갈치는 한 사람에 저렇게 네 토막씩인데 연탄이나 숯불에 구운 게 아니고
기름에 튀기듯이 조리했는데 딸은 저게 아주 맛있다고 한다.
1인당 18,000원인데 반찬들이 딱 내 어릴 적 먹던 고향집 밥상과 비슷하다.

내가 좋아하는 건 석쇠에다 노릇노릇 굽는 것인데, 손님 많은 집이라 튀기듯이
구웠는데도 먹어보니 맛은 좋다. 워낙 갈치를 좋아하거든.

음식점 내부인데 통유리창 밖은 숲 같다.
날씨가 덥지 않으면 나가서 걸어 보고 싶을 정도로 나무가 많고 꽃도
피어 있다.


처음 음식점을 개업했을 때는 둥근상에 차려져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사람들이 좌식을 싫어하니까 입식으로 바꾸면서 둥근상도
없애고 테이블을 배치한 모양이다.

아무리 봐도 우리 고향에서 먹던 집밥 같다.
내가 먹어보니 가격에 비해 좀 허술한 것 같은데도 손님이 미어터진다.
도시의 매끄러운 음식에 지친 사람들이 또 이렇게 고향집밥 같은 상차림을
좋아하나 보다.
딸도 부산에서 태어 나 서울에서 자라고 학교 다니고 해서 시골에서는 살아 본 적도
없는데 고향음식 같다면서 좋아한다.
조미료도 별로 쓰지 않은 것 같고 음식이 허술해 보여도 담백하고 속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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