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은퇴를 하고 나니 같이 점심 먹는 일이 많아졌다.
딸은 이제 부엌에서 해방되었는지 아니면 부엌을 폐쇄했는지 툭하면
외식이다. 식구 셋인데 손녀가 직장 가까운 오피스텔로 나가고 둘이
남으니 적당하게 걸어가서 밥 먹고 걸어서 집에 오는 위치에 있는
식당이란 식당은 다 꿰고 있다.
재작년 겨울에 마루에서 넘어져서 손목의 뼈가 으깨지고 나서
달라져도 많이 달라져 버렸다. 치료가 1년 가까이 걸렸지만 제대로 낫질
않고 계속 통증이 있는 데다 오른손이다 보니 집안일 하기가 버겁다고 한다.
오늘도 점심 드시러 갈래요? 해서 따라나섰더니 낙지전문집이었다.
낙지전골이다. 낙지가 살아서 꿈틀거린다.
사위, 딸, 아들, 나 넷이서 철판 산 낙지 4인분과 해물전 하나를 시켰다.
주인이 주걱 두 개를 가지고 와서 막 섞으니 이렇게 재료들이 다 보인다.
내용이 나쁘지는 않다.
안양 인덕원에 있는 바위섬이라는 크지 않은 식당인데 가성비가
나쁘지 않다.
철판 산 낙지를 다 먹은 후 밥은 2인분만 볶았다.
아이들 셋은 볶은밥을 먹고 나는 밑에 눌은 부분만 먹었다.
누룽지를 좋아하거든.
약간 부족한 듯하다고 해물파전을 시켰다.
다른 가게보다 덜 기름지고 담백한 편이고 해물이 많이 들었다.
기본반찬, 오른쪽 밑의 두부조림이 특이하고 맛있었다.
겉바속촉인데 어떻게 만드냐고 물어보니 빙그레 웃기만...
재활병원 가는 날인 월, 수, 금요일은 병원 다녀오면 솔직히 아무것도
하기가 싫을 정도로 지친다.
2시간 동안의 운동이 그리 쉬운 건 아니다. 물론 30분은 물리치료를 하면서
쉬지만 재활운동이라는 게 결코 느슨하지가 않다.
몸에 익어서 편안해 지려고 하면 또 다른 운동을 시키니까.
오늘은 병원 다녀오자마자 요양사는 일이 있다고 가 버려서 우리 넷이서만
다녀왔다. 이렇게 점심을 잘 먹고 오면 저녁은 누룽지를 끓여 먹거나 식빵에
바나나나 토마토 정도를 먹으면 되니까 편하다.
사위 덕에 오늘도 부엌에서 해방 되어 룰루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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