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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첫눈 뒷 담화

by 데레사^^ 2024. 11. 30.

            첫눈이라 설레고 좋았는데 너무 많이 내리고 나니 그 피해도 만만치 않다.

            우리 집 앞에  있는  안양 농수산물시장의  청과동이  무너졌다.

            미리 대피한 덕에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그로 인한  혼란을  겪은

            이웃 이야기,   그날  소피아가 주문한  절인 배추가  도착해서  모든 준비를

            끝내놓고  김장 속에  넣을  갓,  파,  무 등의  야채를  살려고  농수산 시장엘

            갔더니  경찰차와 소방차가 와 있고  청과동의  출입은  차단되고  난리가

            나서 그때서야  이번 눈으로  청과동  지붕이  무너져 내린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부근에  있는  롯데마트로  달려갔더니 이미  김장 속 재료는  다

            팔려 버리고  없어서  다시  또 이마트로  갔더니 그곳도 마찬가지라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서울로  출퇴근하는  아들이  오늘  일찍 퇴근

             한다고 전화가  와서  오는 길에  서울의  마트에서  이런 이런 걸  사 오라고

             품목을 적어 카톡을  보냈다고 한다.

             한참  있으니  아들로부터 전화가  와서 "엄마  다발 무가 뭐예요?"

             이러이러하게 생겼다고  일러 주었더니  또  전화가 와서 "엄마  홍갓이

             뭐예요?"   이런 식으로  계속 전화를  주고받으며 대충  물건을 사기는

             했다고 한다.  장가 안 간  아들이 채소이름을  알리가  없기는 하지.  ㅋㅋ

 

          우여곡절 끝에 전쟁 치르듯이  밤늦게 사  김장을  끝내고  맛보라고

          가져온  겉절이다.  생굴을  많이 넣어  맛있다.

          이 김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일이  무슨 코미디  같다.

 

          그리고  우리 손자 얘기다.

          미국에  있는  손자가  태국에  있는  부모 (나의 둘째 딸) 에게  갈려고 비행기를

          탔는데  한국공항에서  비행기가  눈 때문에 뜨지를 못한다고  전화가  밤늦게

          걸려 왔다.  미국에서 태국 가는 건  우리  인천공항에서 환승을  하게 되어 있는데

          비행기가  결항이 되니  우리 집엘  오겠다고 전화가  왔는데  오지 말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공항버스를  타고  범계역에 내려서 우리 집으로  오는 길은

          걸어올 수 있는 거리도 아닌데  그 시간  눈이 쏟아지는데 다니는  택시도 없고

          오는 게 더 고생일 것  같으니  공항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하룻밤을  공항의자에서 자고  이튿날  밤 12 싱가포르행을  탄다고 전화가 다시 왔다.

          태국행은  12월 1일밖에  안돼서 일단  싱가포르로 가서  태국으로  가겠다고 한다.

          어제 밤늦게  태국에 도착했다고 하는데  또  짐이  없어졌다고 한다.

          항공사에서  찾아 주겠다고 했다는데  찾아질는지도  모르겠고  우선  입을  옷이

          없어  자기 아버지 옷으로  갈아입고  녹초가 되어 뻗어 버렸단다.

 

          눈이  내릴 때는  정말 예뻤는데,  특히  올 해의 첫눈은  단풍나무  위로 내려서

          단풍의 색과  눈의 흰색이  어우러져  예술작품같이  사진이  나왔다고  좋아라

          했는데  피해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만큼은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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