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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장

동네 친구들과의 만남

by 데레사^^ 2024. 11. 4.

           새벽 다섯 시면  모여서 같이 걷던 이웃 친구들이 있다.
           그야말로 나이불문, 학력불문, 고향불문으로  만나던 이웃 친구들이다.
           단지  이른  아침 시간에 같이 걷는 것만으로  우리는 20여 년을 함께 했다.
           맏이인  양언니 93세, 그다음으로 덕배언니 87세,  그리고 세 번째가
           85세인 나,  아래로  둘은  이제 80이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그런대로 잘 걸었는데  그 후  모두  어딘가  아프기
           시작해서  이제는  아무도  아침에  걷지를  않는다.
           사람마다  걷는 시간도  다르고  또  아예 집에서  안 나오는 분도  계셔서
         잘  만나지지도  않는다.
 
           지난  토요일  내가  비상벨을  눌렸다.
           93세  양언니도  카톡을  할 줄  알아  단체톡방을  만들어  11시 30분까지
           농수산물 시장 안에  있는 중국집으로 오라고 했더니  전원이  오케이 했다.
          

          간단하게 탕수육  큰걸로  하나,  유산슬 하나,  그리고 잡탕밥  둘,  짬뽕 하나를
          시켰다.   모두들  약간씩  불편하기는 해도 식성은  좋다.
 

           유산슬,  농수산물  시장 안에  위치해서 그런지  해산물이  많이 들고  싱싱하다.
 

        잡탕밥이다.   짬뽕은  어쩌다 보니  사진  안 찍었다.
        내가 불렀으니  내가 계산했는데  10만 원이다.  여섯 명이 10만 원으로  배불리
        잘 먹었으니  기분이 좋다.
         
        더 시킬까 하니  모두들  되었다고  좋다고 해서  사이다를  시켜  한 모금씩  마시고
        우리가  걷던 길,  산책로에서 쉬어가면서  걷자는데  합의가  되었다. 
 

          단풍이 예년보다는 못하지만  모처럼  걷는 길이라  즐겁다.
          비록  보이는 의자마다  쉬어가기는  했지만.
          93세  양언니는  보행기를  가지고  나왔지만  모두  지팡이는 없이 걷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걷다가  쉬다가  하면서 우리들의 얘기는 끝간데가 없다.
          모두  자기가  살 테니  이 해가 가기 전에  한번 더  만나자고 한다.
 

 
 

 
 

 
 
          사람도 단풍처럼  곱게 늙어 갔으면  좋으련만  여섯 명  모두가  조금씩 아프다.
          정형외과와  통증클리닉을  단골로  다니고  요양사를  부르거나  파출부를
          부르지만  마음만은   그 시절 그대로다.
          반찬거리 얘기에서부터 시작해서  먼 나라  대통령 선거에 까지  우리들의  얘기는
          종횡무진이다.
          인생황혼의  친구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이런  이웃끼리의  우정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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