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추운 느낌에 잠이 깨었다.
창문을 닫고 얇은 이불을 꺼내 덮고 다시 잠을 청해 봐도
잠이 오질 않아 컴 앞에 앉았다.
그 무덥고 짜증 나던 긴 여름도 이제 종언을 고하나 보다 하고
생각하니 세월 가는 건 아쉽지만 더위와의 작별은 기쁘기만 하다.
종일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이런 선물을 가져다주는구나.
대상포진이 가볍게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첫 번째 두 번째보다는
덜 아프고 빠르게 지나갔다.
포진이 나오기까지 정말 눈물이 나 올 정도로 아팠는데 막상 포진이
나오고 나니 덜 아팠다. 그러면서 빠르게 회복되어서 좋다.
의사는 약 1주일치를 주면서 항 바이러스제가 들었으니 괜찮아져도
이 약은 반드시 다 먹어야 된다고 주의를 주었는데 이틀 치가 남았다.
의사 지시대로 남은 약도 먹을 거다.
어제는 아들도 출장에서 돌아오고 명절 음식도 지루해서 아들과 요양사와
셋이서 갑오징어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오후에는 한의원에 가서 허리에 침도 맞고 왔다.
약간의 아픔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아무 문제는 없다.
갑오징어 볶음, 3인분이다. 1인분에 15,000원
이 조가네 갑오징어는 우리가 평촌으로 이사 왔을 때 바로 생겼다.
장사가 잘 되어 전국 여러 곳에 분점을 내어 줄 정도로 번창하다.
그런데 손님들이 예전 같지가 않다.
우리가 11:30에서 12:00까지 있었는데 빈자리가 꽤 많이 보였다.
그리고 메뉴도 바뀌어서 1인용의 음식은 없고 우리가 시킨 이 점심특선도
2인분 부터 시작이다. 경기가 나쁜 걸까?
아무리 점심특선이지만 3인분을 시켰는데 볶음밥은 한 사람 반 이란다.
다행이 우리 셋은 양이 크지 않아 모자라지는 않았지만 3인분을 시켰으면
밥도 3인분이 나와야 맞는 것 아닐는지...
저 밥이 사진으로는 많아 보여도 바닥에 깔린 것뿐이다.
밥 먹다 무심코 쳐다 본 부엌, 깜짝 놀랐다.
오징어 볶음도 하고 밥도 볶는 웍이 저렇게 비스듬히 벽에 매달려 자동으로
돌면서 음식을 볶아 낸다. 주걱도 달려 있어서 자동으로 저어지고.
세상 참 편하게 변해가고 있구나. 주문과 계산은 키오스크로, 음식은 자동으로
조리되고....점점 사람의 일거리는 줄어들게 변해가는 세상이다.
동네 음식점이라 걸어가도 되는 거리인데 비가 내려서 자동차로 갔다.
이제 일요일 성당도 갈 수 있겠고 다음 주부터는 또 부지런히 재활운동도
갈 수 있겠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추석이라고 아들과 딸에게서 수금(?) 한 돈이 꽤 되니 병원 물리치료사 선생님들
점심 한 번 대접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