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번영로에 있는 홍종흔 베이커리는 집에서 멀지도 않고
정원이 아름다워 이웃들과 점심 먹으러 나갔다가 수다 떨러 자주 들리는
곳이다. 요즘 교외에 있는 빵 카페들이 대부분 그렇듯 이 가게도
정원이 넓고 나무와 꽃도 많은 데다 식탁이 정원에도 있기 때문에
가게 안 보다 정원에서 좋은 공기도 마시고 자연도 감상하면서 놀다
오기에 딱 좋은 곳이다.
며칠 전 이웃 인숙 씨가 점심 산다고 나가자 해서 자주 가는 보리밥집에서
밥을 먹고 이 카페에 들렀었다.
밥 먹은 후에 무슨 빵이냐고 하겠지만 우리들 나이 든 사람들은 지론이
밥 배 따로, 빵 배 따로, 커피 배 따로라 생각하기 때문에 금방 밥을
먹고도 빵을 몇 개씩 또 먹는다.
빵 명인 홍종흔 베이커리는 독특하게 가게가 한옥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산책로 걷기부터 먼저 한다.
분재처럼 예쁘게 가꾼 소나무들이 많다. 전에는 아스타 국화가 많았었는데
올 해는 국화가 안 보인다. 가꾸기 힘들어서 뽑아 버렸는지 아쉽다.
화분에서 자라는 금귤인데 사진은 하귤처럼 크게 보이네
한 낮은 아직도 볕이 따가워 정원을 한 바퀴 돌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케익은 35,000원 이상이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고 너무 달다고 패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패스
세 사람이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빵을 고른다.
사진을 더 찍고 싶었지만 민망해서 이것으로 끝낸다.
할머니가 휴대폰으로 손님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는 게
보통 비위로는 하기가 좀...
빵과 커피라테를 들고 가게 안 의자에 앉아서 두어 시간 수다.
인숙 씨 사돈댁 장례식 다녀온 얘기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따님의 시댁인데 바깥사돈께서 코로나 끝에 폐렴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남편이 돌아가셨는데 안사돈께서는 치매가 심해서 남편이 돌아가신 것도 모르고
손님들 많이 오는 게 좋아서 계속 웃으며 춤추고 노래하더라고.
치매란 사람의 인격을 말살시켜 버리는 병, 누구나 이 병만큼은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게 희망사항이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웃으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오늘 점심값과 빵값은 인숙 씨가 계산해서 가격을 모른다.
잘 먹고 잘 쉬다 왔지만 사돈댁 장례식 얘기는 너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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