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사위, 딸, 아들과 나, 넷이서 오랜만에 치킨집엘 갔다.
치맥으로 저녁을 먹자고 사위가 제안해서다.
옛날에는 아무리 다른걸 많이 먹어도 밥을 안 먹으면 굶은 것 같았는데
요즘은 무엇으로든 배만 채우면 되지 꼭 밥을 먹어야 끼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치 없이도 밥 먹을 수 있듯 꼭 밥을 안 먹어도 끼니가 되도록
몇 년 새 변해버린 식습관, 아마도 우리 식구만 그런 건 아닐 거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곳에 오면 주문에서 나는 빠진다. 사위도 빠지고.
딸과 아들 둘이서 메뉴를 정하고 주문을 하는 게 우리 집 룰.
먼저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시키고 생맥주 석 잔을 시켰다.
세 사람은 맥주컵 들고 나는 생수컵 들고 파이팅...
골뱅이 무침과 국수, 이렇게 넷이서 먹으니까 아무래도 좀 부족한 듯
해서 다시 치킨을 한 마리 더 시켰다.
마늘 치킨이라는데 마늘을 갈아서 즙을 내서 위에다 뿌린 듯...
약간 달달하면서 맛있었다.
오늘 계산은 사위, 그래서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나는 모른다.
저녁으로 치킨을 배부르게 먹었으니 걸어오려고 했는데 너무 더웠다.
맥주 한 잔 한다고 아무도 차를 안 가지고 나와서 택시를 탔다.
한 번씩 간단하게나마 외식을 하면 편하기는 하다.
튀긴 것이 몸에 안 좋다고 하지만 어쩌다가 한 번 먹는데 뭐 어쩌려고
하면서 변명 아닌 변명을 해 본다.